140년 전 美 방문한 조선 외교관들의 고군분투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갓 쓰고 미국에 공사 갓든 이약이'
'미국공사왕복수록'·'미국서간' 중심으로 외교 활동 조명
한미 수교 기록물을 통해 옛 외교관들의 고군분투를 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고궁박물관이 한미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지난 14일 개최한 특별전 '갓 쓰고 미국(米國)에 공사(公使) 갓든 이약이'다. 지난 5월 국가등록문화재가 된 '미국공사왕복수록(美國公私往復隨錄)'과 '미국서간(美國書簡)' 등으로 주미공사 박정양(1841~1905)과 공사 관원 일행이 펼친 초기 외교 활동을 소개한다.
'미국공사왕복수록'은 공관원 업무편람이다. 미국 뉴욕 법관 '딸능돈' 등이 1888년 조선기계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철로, 양수기, 가스등 설치를 제안하며 작성한 약정서 초안 등이 담겨 있다. 1883년 체스터 아서 미국 대통령이 루시우스 푸트 초대 주한공사를 파견하며 고종에게 건넨 외교문서와 박정양이 미국 정부·관계자와 주고받은 문서, 조선이 주미공사관을 통해 추진한 사업 관련 문서, 독일공사관·일본공사관 관련 문서 등도 수록됐다.
'미국서간'은 이상재(1850~1927)가 주미공사관 서기관으로 임명된 1887년 8월부터 1889년 1월까지 작성한 편지 서른여덟 통이다. 대부분 집안일에 관한 내용이나 공사관 운영 실상이 확인되는 흥미로운 대목도 더러 있다. "소위 미국 물정은 이곳에 온 이후 언어와 문자가 모두 통하지 않아서 듣거나 아는 것이 전혀 없다"라는 고충이 대표적 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두 기록물을 포함한 유물 서른다섯 건을 중심으로 구조물과 그림을 곳곳에 배치해 주미조선공사관을 방문한 듯한 느낌을 부여한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제작한 만화 영상으로 쉽고 빠른 이해도 돕는다. 주미조선공사관은 조선이 1882년 미국과 조미수호통상조약을 맺은 뒤 설치한 건물이다. 약 16년 동안 외교 활동의 근거지가 됐다.
전시는 세 공간으로 나눠 진행된다. 1부 '자주 외교를 향한 노력, 첫발을 내딛다'에서는 박정양과 관원들이 청나라의 간섭을 피해 1888년 1월 워싱턴 D.C.에 도착한 뒤 상주 공사관을 열고 독자적 외교 활동을 펼치려 한 모습을 조명한다. 전시품으로는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 일행 사진', 수행원이자 서화가였던 강진희가 미국 풍경을 그린 '화차분별도(火車分別圖)', 고종과 순종 탄신일을 기념하려고 그린 '승일반송도(昇日蟠松圖)' 등이 눈에 띈다. 공간은 공사관 정당(집무실)과 객당(접견실) 내부를 토대로 연출됐다.
2부 '본격적인 외교 활동을 펼치다'에서는 박정양이 청나라의 압력에 의해 조선으로 소환된 뒤 1889년 2월 두 번째 공사관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는 모습을 현지 언론 기록 등으로 펼친다. 대한제국기의 통신시설을 나타내는 지도인 '우전선로도본(郵電線路圖本)'과 전등이 설치된 궁궐 등도 소개한다.
3부 '미국 속의 한국, 주미조선 공사관'에서는 워싱턴 D.C. 로건 서클에 남아있는 두 번째 공사관 모습을 영상으로 전한다. 이 공사관은 1910년 일제에 소유권을 빼앗겼으나 2012년 정부와 민간의 노력으로 되찾았다. 보수·복원을 거쳐 2018년에 당시 모습을 재현한 전시실 형태로 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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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12월 13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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