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패권 경쟁, 이제 뇌까지 옮겨붙나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이 인류의 미정복 영역 중 하나인 뇌까지 옮겨붙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대규모 'BRAIN 이니셔티브 2.0' 프로젝트를 개시하는가 하면 중국 정부도 '중국 뇌 프로젝트(CBP)'를 시작하며 뇌 정복을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13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의 이슈 브리핑 '미-중 뇌연구 기술패권 경쟁 시작되나'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양국 모두 비슷한 시기에 뇌 연구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선언했다.

美, 뇌 연구에 7조원 투자

우선 NIH는 지난달 22일 뇌세포 유형과 이에 대한 이해를 변화하고 뇌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한 BRAIN 이니셔티브 2.0 프로젝트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BRAIN은 '혁신적 신경 기술 발전을 통한 뇌 연구(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의 줄임말이다.


BRAIN 이니셔티브는 뇌 안의 세포 860억개와 이들 세포 간에 형성된 조 단위의 연결망을 이해하기 위해 2014년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다. 인간의 유전체를 이루는 염기서열을 해독해 지도로 만든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와 견줄만한 프로젝트로 평가되고 있다. 뇌세포 분포를 그린 ‘뇌 지도’를 통해 인간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질병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연구하게 된다. 이를 통해 뇌 영역의 구성을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뇌 장애치료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버락 오마바 미국 행정부의 'BRAIN 이니셔티브' 인포그래픽

버락 오마바 미국 행정부의 'BRAIN 이니셔티브' 인포그래픽

원본보기 아이콘

이번 BRAIN 이니셔티브 2.0의 핵심은 오래 전부터 신경과학자들의 목표였던 3차원 형태의 ‘인간 뇌세포 지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NIH는 기존 프로젝트에 투자한 24억 달러(약 3조4188억원)에 더해 이번에 추가로 6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2026년까지 총 50억달러(약 7조1225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BRAIN 이니셔티브 2.0에는 소크연구소(Salk Institute), 듀크대, 브로드연구소 등 미국 전역에 걸친 기관의 과학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뇌에 있는 모든 세포의 형태와 이들이 어떻게 서로 연계돼 있는지, 질병 발생 시 어떤 변화가 있는지와 이 결과를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등 신체의 가장 복잡한 기관인 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中도 뇌에 대규모 투자

중국 역시 뇌 연구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이름은 중국 뇌 프로젝트(China Brain Project, CBP)다. 지난달 20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중국은 신경 과학에 대한 야심찬 기여를 CBP를 개시했다. 우선 5년 간 50억위안(약 9930억원) 규모로 시작하지만 추가 투자 가능성이 열려 있어 미국의 BRAIN 이니셔티브나 유럽연합(EU)의 '인간 뇌 프로젝트(Human Brain Project)'와 대등한 수준으로 추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BP는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 뇌 장애 진단 및 치료, 뇌 기능을 본딴 컴퓨팅 등 세 개 영역에 중점을 둔다. 쥐보다 200배 큰 뇌를 가진 마카크원숭이를 대상으로 뇌 지도를 만드는 프로그램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 목다. 또 중국은 미국과 EU의 프로젝트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점을 고려해 중국이 강점을 가진 ‘활성화된 뉴런의 뇌 전체 3D 이미징 및 매핑’ 기술을 살려, 뇌의 다양한 세포 유형을 이해하고 식별하기 위한 기초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원본보기 아이콘

세계 최강대국들로 꼽히는 미국과 중국이 이처럼 동시에 뇌 연구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나선 것은 인간의 뇌가 의학에서 여전히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신경 과학이 최근 몇 년간 괄목할 성과를 기록해왔음에도 여전히 대부분의 신경·정신질환의 원인은 밝혀지지 못한 상태다. 반면 알츠하이머성 치매, 파킨슨병, 자폐증, 간질, 정신분열증, 우울증 및 외상성 뇌 손상과 같은 신경·정신 질환은 환자 개인은 물론 가족의 삶의 질을 저해하고 사회적으로도 많은 비용을 유발하고 있는 실태다.

AD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개발 중인 신경학 약물 616개의 대부분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파킨슨병에 집중돼 있다. 각각 127개 약물, 96개 약물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하고 있는 '레카네맙(lecanemab)'이 인지 기능 감소 속도를 27% 늦춘다는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외에도 로슈의 '간테네루맙(gantenerumab)',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 등이 임상 3상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어서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대한 성과가 조만간 드러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