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금속 일원화 공회전…韓, 리튬비축량 관리 부실
정부가 그동안 리튬 비축량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배경에는 조달청과 광해광업공단 등 희소금속을 둘러싼 관련 부처 간 의견 일치가 쉽지 않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단은 기획재정부에 조달청이 보유한 희소금속 9종에 대한 무상 이관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달청 역시 700억~1200억원에 달하는 광물을 무상으로 넘겨주기엔 재정 부담이 크다고 반대했다.
정부의 희소금속 비축 일원화 계획은 2017년 감사원의 ‘주요 원자재 비축 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로부터 시작됐다. 감사원은 비축사업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조달청과 공단으로 이원화된 비축 사업을 통합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2019년 6월 기재부·산업부·조달청·광물공사 등은 조달청에서 보유한 희소금속의 이관을 결정하는 ‘금속자원비축제도 개선방안’에 합의했다. 당시 일본의 불화수소 수출 규제에 이어 중국발 요소수 품귀현상이 이어지면서 원자재 확보 필요성이 정부 주요 과제로 부상하면서다.
이에 따라 조달청은 알루미늄 등 6대 비철금속만 남기고 리튬, 코발트 등 희소금속 9종을 광해광업공단에 이관키로 했다. 이듬해 6월엔 ‘희소금속 이관 및 이관 전 관리 공동기준’을 마련해 이관 과정 중 모호했던 관리 주체를 공단이 행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를 통해 공단은 자체 보유한 10종과 조달청이 이관을 약속한 9종을 포함해 총 19종의 희소금속의 실질적인 관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관건은 공단의 이관 비용 마련에 있다. 그동안 공단은 비축·구매 예산은 출자금 재원을 활용해 왔다. 하지만 당시 광물공사의 자본금 납부 한도인 2조원을 모두 소진해 추가 예산확보(정부출자)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9월 광해광업공단법 제정을 통해 자본금 납부 한도를 2조원에서 3조원 늘려 활로를 마련했지만 이미 올해 이관 예산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희소금속 이관이 결정된 이후 3년간 정부 비축광물 일원화 계획이 제자리걸음을 한 이유다.
희소금속을 물리적으로 통합하는 부지 마련도 주요 과제다. 현재 공단이 보유한 10종의 광종은 전북 군산시 국가희소금속비축기지에 보관 중이다. 국내 유일의 희소금속 전용 군산비축기지는 13만2229㎡ 규모 대지에 총 5개 동의 창고(5만2300㎡)를 자랑하지만, 문제는 적재율이 97%로 포화상태라는 점이다. 조달청이 9종의 희소 광종을 전국 9곳의 비축기지에 분산 보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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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그동안 조달청과 광해광업공단으로 양분된 희소금속 이관 작업이 3년째 지지부진했던 배경에는 관련 예산을 둘러싼 부처 간 신경전이 원인으로 꼽힌다"며 "글로벌 자원 패권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원자재 확보 노력에 보다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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