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아니었어?" 뒷목 잡는 홍콩H지수 ELS 투자자
지수 하락세 지속, 조기상환커녕 만기 지수회복 우려 점증
ELS 미상환 잔액 올초 16조9800억원에서 이달 19조원대로
전문가 "中 당대회, 11월 美 중간선거 결과 따라 단기 변동성 커"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홍콩 H지수(항셍차이나기업지수)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해당 지수를 기초 지수로 둔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는 소리에 믿고 투자했건만, 지수의 끝 모를 하락세에 조기상환은 고사하고, 만기까지 지수 회복이 이뤄질 수 있을지 두려움이 앞선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 정보시스템 세이브로 자료를 보면 홍콩 H지수를 활용한 ELS의 미상환 잔액 추이를 보면 이달 19조35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16조9800억원을 기록했던 미상환 잔액은 발행량 대비 조기 상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20조원에 육박하게 된 것이다. 발행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미상환 잔액이 집중적으로 늘어날 수 있지만, 지난 3월 1조133억원, 4월 7698억원 규모로 발행이 이뤄진 이후 달마다 2000억원 수준에서만 발행이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기 상환 요건을 충족한 ELS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 가능하다.
홍콩H지수는 연간 기준으로는 약 30.5% 하락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간 최악의 낙폭(-30.9%)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3월 발행된 상품에 투자했던 투자자의 경우 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로 지난 3월 4일 45억 규모로 발행된 신한투자증권의 ‘22544(공모/ELS)’의 경우 지난달 초 기초자산의 평가가격이 최저가격의 95%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기상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며 조기상환에 실패했다. 지난 3월 홍콩H지수의 경우 7686.87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엔 6670선으로 13%가량 급락했다.
홍콩 증시가 패닉에 빠진 것은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중국과 홍콩의 경기 침체 영향이 가장 주효했다. 중국의 산업 규제, 제로 코로나 방역 조치가 경제에 큰 타격을 준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위축이 펀더멘탈(기초체력)을 크게 악화시킨 것이다. 홍콩H지수는 중국 본토 기업이 발행했지만, 홍콩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주식의 주가를 지수화한 것을 말하는데, 중국 상황에 대내적인 침체까지 겹치면서 지수는 중국 본토 증시인 상해종합지수(-16%) 보다 더 큰 내림세를 기록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본토에서 홍콩증시로 유입되는 강구퉁 자금은 크게 줄었는데, 올해 초부터 이달까지 강구퉁을 통한 홍콩증시 순 매입 규모는 36% 넘게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증시를 하락을 촉발할 수 있는 다른 요인들도 산적해 있다. 인플레이션이 생각만큼 빠르게 잡히지 않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조는 내년 1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의 경우 Fed에 발맞춰 기준금리를 0.5%에서 3.5%로 인상했는데 이로 인해 시장 내 유동성은 크게 악화한 상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불씨가 싹트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홍콩은 미국과 중국의 이념이 충돌하는 근거지로 두 국가의 분쟁이 격화될 경우 홍콩 내 외인들의 자금 이탈이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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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홍콩증시의 추가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수현 연구원은 “미국 Fed의 긴축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중국 당대회,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두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의 경우 최대 5000선까지 지수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홍콩증시는 경기 부진과 긴축 우려 등 대내외 영향으로 선제적으로 가격 조정을 받아 4분기 추가 하락이 이뤄질 수 있다”며 “다만 내년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전환과 경기, 금융 시장 회복 모멘텀이 가시화될 경우 상승 모멘텀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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