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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프리미엄’ 노린 9300억원대 환치기… 시중은행 지점장도 개입

최종수정 2022.10.06 10:37 기사입력 2022.10.06 10:37

檢, 김치 프리미엄 ‘외화 불법 송금’ 최초 적발… 일당 8명 기소
일본·중국서 가상자산 이전… 국내 거래소서 매각해 시세 차익

'김치 프리미엄' 노린 환치기 수법 구조./제공 = 대구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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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김치 프리미엄’ 등을 이용한 환치기 수법으로 9300여억원의 외화를 불법 송금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국내 시세보다 외국 시세가 비싸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일본·중국의 세력과 연계된 일당이 조직적으로 우리나라 거래소에 대량의 가상자산을 투매하고 그 이익금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해외로 빼돌리는 범행 구조를 최초로 적발한 사건이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검사 이일규)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전직 우리은행 지점장 A씨 등 8명을 구속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나머지 공범 8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해외 공조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일본과 중국에서 보내온 가상자산을 우리나라 거래소에서 매각하고 그 대금을 일본과 중국, 홍콩 등으로 각각 불법 송금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의 범행은 일본과 중국으로 나뉜다. B씨 등 4명은 지난해 9월~올해 6월 일본 내 공범들이 보내온 3400억여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매매한 뒤 금과 반도체 칩 등을 수입한 사실이 없음에도 유령법인을 설립해 마치 금 등을 수입한 것처럼 허위 증빙자료를 은행에 제출해 가상자산 매매대금을 정상적인 수입대금인 것으로 속여 304회에 걸쳐 총 4957억여원 상당의 외화를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등 4명은 중국에서 이전된 가상자산 3500억여원을 매각한 이후 지난해 6월~올해 6월 전자부품 등을 수입한 것처럼 증빙자료를 꾸며 281회에 걸쳐 총 4391억여원 상당의 외화를 중국과 홍콩 등으로 송금했다. 이들이 해외 가상자산을 국내에서 매각해 해외로 불법 송금한 금액은 9348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이들의 범행에 시중은행 지점장이 개입한 사실도 확인했다. A씨는 올해 5~6월 허위서류를 이용해 13회에 걸쳐 163억원 상당의 외화를 송금해 미신고 자본거래를 방조하는 등 244회에 걸쳐 총 4023억여원 상당의 외화를 송금한 대가로 현금과 상품권 등 2500만원 상당을 받아 챙겼다. 검찰은 A씨에게 한국은행의 외화자금 유출입 동향 모니터링 및 보고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적용했다.


A씨는 외환 송금 거래에 대한 ‘의심거래 경고(STR Alert)’를 임의로 본점 보고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이 같은 사실을 공범들에게 공지해 가상자산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은 일본과 중국 내 공범들이 차명 계정 전자지갑으로 가상자산을 이전하면 이를 우리나라 거래소에서 매각하고 가상자산 매각대금을 차명계좌로 세탁한 다음 해외송금을 위해 사전에 설립하거나 확보해 둔 다수의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송금한 뒤, 은행에는 이들이 임의로 작성한 인보이스 등 허위 증빙자료를 제출해 마치 회사들이 수입대금을 송금하는 것처럼 가장해 해외 계좌로 송금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 일당은 불과 1년여의 범행으로 총 270억원의 이익을 얻고 그중 223억원은 일본에 있는 공범에게 송금하고 나머지 약 47억원의 수익을 직접 취득했다. 불법으로 취득한 범죄 수익으로 외제차·명품 구입, 고가의 부동산 매수, 고급 리조트 회원권 구입 등 호화·사치 생활을 영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의 범죄 수익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은행원이 1년여 동안 수천억원의 외화를 불법 송금했음에도 아무런 제지도 받지도 않은 사실이 이번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며 "시중은행의 외화 송금 시스템이 적정하게 운영되는지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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