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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에 더는 못버텨…주식 시장 떠나는 개미들

최종수정 2022.10.04 06:30 기사입력 2022.10.0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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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연일 이어지는 폭락장에 시장을 떠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물가, 금리, 환율이 모두 상승하는 '3고 현상'에 코스피지수는 연초대비 약 28% 하락, 지난해 고점 대비해서는 약 35% 하락하면서다. 이에 투자자예탁금은 약 2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1조85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초(1월3일) 71조7328억원 대비 약 28%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 21일 투자자 예탁금은 50조 7793억원으로 올 들어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놓은 자금을 뜻하는 투자자 예탁금은 언제든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주식 투자 열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통용된다. 이 자금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고 있다는 의미다.


투자자 예탁금은 2020년 하반기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에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이 늘며 크게 증가했다. 2019년 말 27조3933억원에서 2020년 말 65조 5227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통상 60조원대를 유지해오던 월 평균 예탁금규모는 올해 5월(59조 9958억원) 60조원을 깬 후 현재 50조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과 더불어 증시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신용거래 융자잔고 역시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보여준다. 지난달 29일 기준 신용거래 융자잔고는 17조 4612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지난달 19일 이후 8거래일 연속 감소하면서 17조원대로 내려왔는데, 이는 지난 7월18일 이후 처음이자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이다.

이른바 '빚투' 규모를 나타내는 신용거래 융자잔고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빚을 내 주식을 산 금액을 나타내는 것으로, 일정 보증금률(40~45%)만 맞추면 증권사에서 나머지 금액을 빌려 주식을 사는 거래 방법이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적은 돈으로 많은 주식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증시가 호황일 때 레버리지를 일으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빚을 내 산 주식의 주가가 만기일(통상 100일 내외) 내 하락해 담보비율이 지켜지지 못할 경우, 증권사는 개인 투자자들의 보유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를 통해 빌려준 금액을 회수한다. 대규모 반대매매가 이뤄질 경우 대량의 매도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증시가 더 큰 폭으로 주저앉게 된다.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이탈은 속절없이 무너지는 증시 때문이다.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코스피지수 하락률은 27.61%를 기록했는데, 이는 2000년 IT버블 붕괴(-40.35%) 당시와 3저 호황 등에 힘입어 급등한 증시가 거품이 꺼지며 급락한 1990년(-33.72%)에 이어 가장 큰 하락폭이다. 코스닥지수는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올해들어 코스닥지수는 34.94% 하락했는데, 이는 2008년(-37.41%)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4분기 전망은 더 어둡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코스피 하단을 2000선까지도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증권은 4분기 코스피 하단을 2000선으로 전망했으며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등은 10월 코스피 하단을 2100선으로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은 경기 침체로 내년 기업 이익이 5~10% 감소하며, 이 경우 코스피가 192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와 달러 강세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의 이중고 상황"이라며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증시흐름이 바뀌기 위해서는 '3고(물가·금리·환율)이 안정되어야 하는데, 당장 4분기에 이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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