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대가들 "한식, 세계적으로 관심 높지만 아직 갈 길 멀어"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국가발전 프로젝트 두 번째 시즌으로 진행하고 있는 '식자회담'에서는 한식(韓食) 대가들의 한식산업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쏟아졌다. 그간 높아져 온 한식의 세계적 인기와는 별개로 한식을 산업 구조화하는 데에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한식 대가들 "인력 양성, 기업 투자, 정책 지원, 물류·유통, 산업 구조 등 아쉬워"

6일 대한상의가 공개한 '국가발전프로젝트: 식자회담'에서는 현장 최전선에서 40년간 뛰어온 셰프들이 느껴온 한식산업화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미쉐린 2스타 '권숙수'의 오너셰프로 유명한 권우중 셰프는 "평소 TV 출연을 꺼리지만, 한식 산업의 현실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서 출연하게 됐다"고 전했고, 스타 셰프로 유명한 이원일 셰프는 "오늘 정말 이를 갈고 나왔다"며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느낀 바가 많은데 다 털고 가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셰프들의 셰프, 한식 대모라고 불리는 조희숙 셰프는 "한식 셰프의 멸종위기가 문제"라며 인재양성 문제가 한식산업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셰프는 "30~40년 전에 요리할 때도 인력난이 있었는데, 지금도 현장에는 사람이 없다"며 "그동안 사람이 안 키워진 것인데, 그러면 인재 양성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식품·외식 분야 중 '조리과학/조리계열' 재학생의 '한식 분야 일자리' 선호도는 23%에 불과하다. 또한, 이들이 한식을 희망하지 않는 이유는 '적성에 맞지 않아서'(43.8%), '업무 강도가 높아서'(13.7%), '전망이 좋지 않아서'(4.9%) 등으로 조사된 바 있다.

셰프들은 이에 대해 르꼬르동 블루, 페란디 요리학교와 같이 한식 셰프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기관 설립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대체로 한식 교육 기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으나, 기존과 같은 직업학교 형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공감했다.


한편, 권우중 셰프는 "한식당에 대한 투자가 멸종됐다"며 투자를 통해 자금이 들어와야 산업구조의 혁신 및 한식의 고급화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기업이 체육, 예술 등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는 만큼 셰프를 한명의 창작자로 생각하고 투자를 한다면 한식의 산업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전했다.


이원일 셰프는 "한식당 산업화의 아쉬운 점은 국가정책"이라며 해외 한식당에 대한 지원 정책, 홍보 방법들이 너무 단발적인 지원에만 치중되어 있다는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누군가가 한식산업에 대한 주도권을 잡고 장기적이고 꾸준한 발전 전략을 끌고 가야된다는 이야기다.


셰프 식자단들은 이 외에도 한식당 비즈니스가 갖는 구조적 문제(낮은 마진율, 인건비 등), 한식에 대한 인식 개선, 재료 수급, 전문 서버의 양성 문제 등에 대해서도 깊게 논의했다.


기업인 식자단 "한식의 산업화 점수 10점 만점에 3점…해야할 일이 더 많아"

‘국가발전프로젝트: 식자회담’에 출연한 기업인 식자단(게스트)들은 한식산업화에 대해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이 더 많은 분야라고 전한 바 있다. 이들이 점수 매긴 현재 한식의 산업화 점수는 10점 만점 기준 3점이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만이 시작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5점이라 평가했을 뿐, 김숙진 CJ제일제당 그룹장은 "한국인이 한식 외의 음식을 먹는 횟수는 일주일에 적어도 1~2회"지만 "다른 나라에 계신 분들은 한식을 그 정도로 먹지 않는다"며 2점을 부여했다. SPC 파리크라상의 이명욱 대표 역시 "이제 막 발걸음을 시작한 단계"라며 3점을 매겼다.


2화에 출연한 외국인들 역시 한식의 표기, 재료 수급, 스토리텔링의 부재, 비주얼 등을 개선하면 더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또한, K-팝, K-컬쳐 등이 한식의 폭발적 인기를 앞당기긴 했지만, 한류에 기대는 방식의 마케팅은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도 전한 바 있다.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강진형 기자aymsdream@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

한식 산업적 접근 있어야 세계적 관심 계속 이어날 수 있어…관련 업계 의견 창구도 마련 예정

현장에서 뛰고 있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한식을 산업으로서 육성하고 발전시키려는 전략과 접근은 아직 미흡하다. 날로 치솟는 한식의 인기와는 별개로 산업화·체계화되지 못하고, 전반적인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게 대한상의가‘한식의 세계화’와 ‘산업화’를 구분하고, 한식의 산업화에 앞장서는 이유다.


실제 국내 외식업은 산업화가 미흡한 대표적 업군이다. 농림부에 따르면 국내 외식업 사업체 수는 2020년 기준 80만개로 전 산업의 13.3%에 달하는 반면 매출액은 140조원으로 전 산업의 2.1%에 그친다. 게다가 영세 소상공인이 대다수(84.6%)이며, 5년 생존율이 20.1%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폐업이 잦은 업종이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산업구조를 개선하고, 푸드테크 육성, R&D 활성화 등이 필요한 이유다.


실제 정부에서도 이런 문제를 인식, 향후 5년간 9000억 규모의 재원을 투자해 외식산업을 미래 성장 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최근 발표된 '외식산업 혁신 대책'에는 푸드테크 유니콘 10개 육성, 해외 외식기업 매장 수 5천여개 설립과 같은 구체적인 목표가 담기기도 했다.


대한상의 측은 "앞으로 방영될 5, 6회차 방송에서는 지금까지 제기되었던 많은 문제점에 대해 해법을 고민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 전하며 "이번 식자회담을 계기로 향후 한식 산업화를 위해 관련 업계 의견을 모으는 창구를 오픈할 예정"이라 밝혔다.

AD

한편, 대한상의가 국가발전프로젝트의 차원으로 추진하는 '식자회담'은 SBS를 통해 전국에 송출되며 지난 방송은 SBS 홈페이지 또는 웨이브에서 볼 수 있다. 식자회담의 방송 시간은 화요일 밤 11시 30분이며 앞으로 2회를 남겨두고 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