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역대최저치 아래로 폭락 우려
에너지위기·자본이탈·中 경기침체 겹쳐
에너지수입 부담 커지며 경기 악순환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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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에너지위기 고조로 이미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유로화가 앞으로 역대 최저수준 밑으로 급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유럽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에너지 수입 부담은 더욱 커질 경우 유럽경제가 장기간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루이스 코스타 씨티은행 외환전략책임자는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거시경제적 상황을 고려할 때 유로화는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며 "향후 수개월간 1유로당 0.80~0.7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2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달러화와의 패리티(등가교환) 가격 이하로 떨어진 유로화 가치가 역대 최저수준 이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로화의 역대 최저가치는 지난 2000년 10월 기록했던 1유로당 0.82달러다. 유로화는 이날 장중 0.9901달러까지 밀렸다가 0.997달러까지 소폭 반등했지만, 패리티 가격 회복에는 실패했다.


코스타 책임자는 유로화에 대한 추가 급락 전망의 이유에 대해 유럽 경제가 처한 복합 위기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의 가스공급 압박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이것이 촉발하는 인플레이션은 물론, 미국과의 금리격차에 따른 달러 강세가 유로화 가치를 더 하락시킬 것"이라며 "최근 금리인하에 나선 중국의 경기침체 문제는 대중무역 의존도가 높은 유럽경제를 훨씬 더 큰 규모로 강타할 수 있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럽 최대 경제국가인 독일이 에너지 위기에 따른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럽 금융시장에서의 자본이탈과 유로화 하락세를 더 부추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55%에 달했던 독일은 러시아의 가스공급 차단 위협이 지속되면서 올겨울부터 주요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가스배급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배급제가 실시될 경우 가스 수요가 큰 철강 및 화학업체들을 중심으로 주요 제조업체들의 생산성이 급격히 저하될 전망이다.


로빈 브룩스 국제금융협회(II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독일 제조업은 그동안 성장의 밑바탕이 된 값싼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접근성을 상실하면서 경쟁력을 잃고 있는 상태"라며 "유로화는 달러와의 패리티 가치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며, 유럽 전반의 경기침체도 다가올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 유로화 급락세가 함께 이어질 경우, 에너지 수입 부담이 그만큼 커지면서 악순환이 이어질 위험성도 있다. 영국 BBC는 "국제 석유 및 천연가스 시장은 1974년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페트로달러(Petro-dollar) 협정 체결 이후 대부분 달러로만 결제되고 있어 달러 대비 화폐가치가 급락하면 에너지 수입 비용이 계속해서 불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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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역을 강타한 가뭄도 공장 가동을 어렵게 만들면서 제조업 침체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카스텐 브제스키 ING은행 거시분석전문가는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위기와 더불어 올해 심각한 가뭄으로 라인강의 석탄·물류운송이 크게 위축됐고 각 제조공장의 냉각수 부족 문제가 겹치면서 공장 가동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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