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예전과 다르다"…정부, 불법 공매도 전쟁 선포

윤석열 대통령 "공매도 뿌리 뽑겠다"
공매도 제도 개선 계획 발표 이틀만에 나온 종합대책
"복원된 남부지검 합수단, 공매도 적극 수사할 것"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이 복원돼 진영을 갖췄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최근 주가 하락과 관련해서 문제되는 공매도 피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전과는 다를 것입니다."(28일 정부 공매도 종합대책 발표 언론브리핑 中 )

정부가 불법 공매도와 전쟁을 선포했다. 한국투자증권 공매도 규정 위반 사건을 계기로 개인 투자자들의 분노가 증폭되면서 불법 공매도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대폭 강화하고 제도를 보완하는 종합대책을 내놨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매도를 둘러싼 불법행위를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지 하루 만이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대검찰청, 한국거래소는 전날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열고 불법 공매도에 대한 적발과 처벌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되사서 갚은 투자전략으로,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만큼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불만이 컸다.

이에 정부는 금감원에 공매도 조사 전담팀을 신설해 공매도와 연계된 불공정 거래에 대한 기획조사를 하고, 혐의가 발견되면 ‘패스트트랙’(신속 수사 전환)을 통해 최근 남부지검에 복원된 증권범죄 합수단이 적극 수사해서 엄정하게 구형하기로 했다. 범죄 수익과 은닉 재산을 박탈하는 내용도 담겼다.

윤병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수사지휘지원과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증권범죄 관련 수사는 남부지검 합수단에서 진행했는데 폐지됐다 복원된지 불과 한 달 남짓"이라며 합수단의 불법공매도 사건에 대한 적극 수사 의지를 밝혔다. 남부지검 합수단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2020년 1월 폐지했지만, 현 정부 들어 다시 부활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7일 "자본시장의 불법 공매도와 공매도를 이용한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인식하고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 주식시장이 투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공매도를 둘러싼 불법행위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금융당국과 검찰 등 관계기관이 관련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금융위가 지난 26일 ‘자본시장 분야 국정과제 이행계획’에서 공매도 담보비율을 조정하고,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한 뒤 하루 만에 윤 대통령이 추가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이 규정을 위반해 삼성전자 등 900여개 종목에 대한 공매도 거래로 금융당국으로 과태료 10억원을 부과받았다는 사실(본지 26일자 17면 참조)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불신이 더욱 확산된데 따른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CLSA증권(6억원)과 메리츠증권 (1억9500만원), 신한금융투자(7200만원), KB증권(1200만원) 등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이 공매도 관려 과태료를 부과받은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