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x시대⑨]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인터뷰

"국내 기술 세계적 수준"
정부 각부처 주도권 싸움 말고
다부처 사업으로 체계적 육성 필요

심평원 비급여 허가라도 필요
"3년 정도 시범운영 제도 있었으면"

한덕현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덕현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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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세계적인 수준과 비교해 국내 DTx의 기술·품질의 격차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인식과 지원·제도 등의 차이인데 정책 수립부터 지원까지 총괄적으로 다룰 정부 차원의 디지털치료제(DTx) 컨트롤타워를 설치해야 합니다."


한덕현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DTx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전부터 기능성 게임에 대해 연구해 온 국내 대표적 DTx 전문가이다. 주요 DTx 연구자 임상 주도는 물론 관련 특허까지 보유하고 있는 한 교수는 국내 DTx의 수준에 대해 "세계적 수준과 차이가 없다"고 단언했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동등한 반열에 올라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 등과 DTx 개발에서 격차가 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제도적 차이를 주된 이유로 들었다. 한 교수는 "한국은 건강보험을 100% 국가에서 주도하고 있어 사보험 제도가 의료시스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반면 외국의 경우 사보험과 DTx가 연계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 제도에 일장일단이 있다고 봤다. 한 교수는 "외국은 사보험에 따라 특정 DTx 처방만 이뤄지지만,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허락만 한다면 모든 병원에서 쓸 수 있다"면서 "승인과 처방의 시작은 늦어져도 허가만 이뤄진다면 앞으로 사용은 급격하게 늘어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한 교수는 이처럼 보험 구조상 DTx 처방이 늦어지는 부분이 있는 만큼 적극적인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그는 "기업들의 DTx 개발 시작도 늦었고 투자 문제도 있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승인을 받더라도 병원에서 쓸 수가 없다"며 "심평원에서 비급여라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3년 정도 시범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특히 DTx 관련 정책 등을 총괄할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마련을 촉구했다. 현재 각 부서에 기능이 흩어져 있어 체계적인 육성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DTx 과제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등에서 따로 나오고 있는데 부처마다 약점이 있다. 과기정통부는 질병에 약하고, 복지부는 기술에 약하고, 행안부는 의료제도를 모른다"면서 "정부 부처마다 주도권 싸움을 할 게 아니라 다부처 사업이 돼야 한다. 컨트롤타워가 설치돼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DTx 관련 산업 육성과 이를 개발하는 기업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우선은 구체적인 파이프라인의 형성이 중요하다. DTx가 기존에 없던 개념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만큼 눈에 보이는 게 있어야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현재 DTx 투자는 거의 정부 연구기금으로 운영 중인데, 보다 많은 사기업들이 뛰어들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물밑작업에서 기술력이 다 완성됐다면 이제는 공식적으로 눈에 보이는 파이프라인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발자의 특허 등 ‘라이선스’를 보장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DTx가 원천적으로는 소프트웨어라 복제가 쉽고, 승인 과정에서 시간이 지나 출시할 때에는 이미 옛날 제품이 돼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그는 "개발자가 임상도 하고 그래픽도 완성했는데 허가까지 2년이 걸린다면 이미 과거 제품이 된다"며 "미국처럼 사전승인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DTx 제품별 허가가 아닌 개발자에 대한 허가를 통해 해당 회사가 만든 DTx를 승인해주는 방식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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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기업들이 섣부르게 DTx 개발에 뛰어들기보다는 탄탄한 의료적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DTx 기업들이 병을 잘 알고 있는 의사를 만나 수많은 논의를 거쳐 탄탄한 알고리즘을 구성해 만들어야 한다"면서 "DTx는 인지행동치료나 교육법을 베껴서 만들 수 없다. 해당 질환에 대한 연구와 알고리즘을 만드는 데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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