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 소신 밀고, 갈등 표출
당내 거부감 리스크로 작용
"청년 정치인 소비하고 말았다"
기성 정치권 향한 비판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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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3월 대선과 6·1 지방선거에서 각각 여야를 대표해 선거를 이끈 두 사람이 나란히 위기에 직면했다. 세대교체 열망으로 여론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등장한 두 사람이지만, 오랜 시간 공고하게 구축된 기성 정치의 벽을 깨지 못했다. 청년 정치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있지만 기성 정치권이 청년을 '정치의 도구'로만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 이준석·박지현 외면한 與·野

이 대표와 박 전 위원장은 모두 청년이 정치의 주축이 될 수 있다는 열망에 힘입어 등장했다. 지난해 6월 헌정 사상 첫 30대 나이로 취임한 이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모두 국민의힘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보수 정당의 낡은 이미지를 깨고, 2030세대 남성의 지지를 얻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선 막바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영입된 박 전 위원장 역시 선거에서는 패배했지만, 민주당이 2030세대 여성 표심을 얻는 데 도화선 역할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후 지방선거를 앞두고 비대위원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그러나 두 사람은 지금 당내에서 그야말로 '찬밥 신세'가 됐다.

지난 3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7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당시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

지난 3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7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당시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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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등 표출하는 이준석, 소신 밀어붙인 박지현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이 대표와 박 전 위원장 각자에게 책임이 있다. 이 대표는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지난 8일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아 당 대표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징계 처분이 내려지기 전에는 각종 현안을 놓고 당 지도부 또는 친윤(친윤석열)계와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었다.


이 대표는 이럴 때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불화를 고스란히 노출했다. 장제원·안철수 의원을 겨냥한 '간장 한 사발' 발언이나, 자신을 향한 당내 견제에 대해 '손절 아닌 익절'이라고 표현한 것이 대표적이다. 갈등을 수습하기보단 특정인을 겨냥한 이 대표의 발언 스타일이 당내 갈등을 키운다는 평가가 쌓였다. 극심한 내분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이 대표의 입지는 좁아졌다.


박 전 위원장 역시 민주당 내부의 문제를 비판하는 데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왔다.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 '팬덤정치와의 결별' '이재명 의원 당 대표 출마 반대' 등을 주장하면서 당 개혁을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위원장의 이런 '소신 행보'가 당 주류로부터 외면 받게 된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많다.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힌 박 전 위원장은 '당원 가입 6개월, 당비 납부 6회 이상' 피선거권 자격을 갖추지 못해 당 대표 출마가 좌절된 상황이다.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공로를 인정해 예외를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비대위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 개인 리스크인가, 토사구팽인가?…청년 정치 위축 우려도


이 대표와 박 전 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을 두고 일각에선 기성 정치가 선거 때만 청년들을 이용하고 '토사구팽'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으로 청년들을 불러왔으면서도, 정작 이들의 목소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3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선거 때 젊은이들을 잔뜩 갖다 썼다. (이번 선거에서) 2030의 역할이 굉장히 컸는데 지금은 찬밥인 것 같다"며 "(선거 때) 썼으면 이 사람들이 체계적으로 성장해서 당을 지도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갈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박 전 위원장은)정치권 밖에서 들어왔기 때문에 정치권에 대해 할 말이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정치권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도 있고 미숙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걸 좀 감안하고 넓게 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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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정치 위축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실제로 민주당을 비롯한 한국 정치가 청년 정치인을 이렇게 소비하고 말았다"며 "앞으로 행여나 '거봐, 젊은이 사람들이 앞장서서 하면 안 돼'라고 하는 이상한 결과와 인식이 확산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년에게 기회와 마이크를 주고 의사 결정 권한을 주는 정치 제도가 확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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