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단기금리 역전차, 22년래 최대…Fed도 수요 둔화 경고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이 예고된 가운데 경기 침체의 신호로 평가되는 미국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현상은 이미 7거래일째 이어지고 있다. 9%대 인플레이션 지표가 공개된 직후, 10년물과 2년물 금리의 역전 스프레드(금리 차이)는 2002년 이후 최대 폭으로 벌어졌다. 연착륙을 강조해온 Fed 역시 미국 곳곳에서 수요 둔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13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2년물 국채 금리가 10년물 국채 금리를 웃도는 역전 현상이 지속됐다. 지난 5일부터 7거래일 연속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공개된 이후 Fed의 고강도 긴축에 무게가 실리며 3.13%대까지 치솟았다. 반면 장기물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2.91%대 안팎으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장기 국채로 몰리면서 국채 가격은 오르고 금리는 떨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스프레드는 -22.7bp(1bp=0.01%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이는 2000년 이후 최대 폭이다.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통상 경기 침체를 예측하는 리트머스지로 평가된다. 금리 스프레드가 역전 상태에서 더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 전망이 한층 악화했다는 뜻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늘 경기침체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월스트리트 일각에서 연초 일시적 역전 현상을 크게 보지 않았던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최근 역전 현상이 장기화하며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경고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역전 스프레드가 지난 3월 말~4월 초 나타났던 3거래일 간의 역전 당시보다 훨씬 크다"면서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Fed의 고강도 긴축 역시 경기침체 우려를 더욱 부추기는 요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날 미국이 경미한 경기침체에 돌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경제지표가 경제 둔화 모멘텀을 시사하고 있는 데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둔화 등이 확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시나 구하 부회장은 "Fed가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며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만큼 오버슈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Fed 역시 이날 공개한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가능성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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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진단한 베이지북은 "몇몇 지역에서 수요 둔화 조짐이 커지고 있고, 5개 지역에서 경기침체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식량, 원자재, 에너지 가격 상승이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라며 "대부분 지역에서 이러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최소한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 보고서는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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