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신격호 명예회장 일가, 2천억대 증여세 불복소송 2심도 승소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일가가 세무당국의 2000억원대 증여세 부과 처분에 불복해 낸 행정소송에서 2심도 승소했다.
12일 오전 서울고법 행정1-3부(부장판사 이승한 심준보 김종호)는 신 명예회장 일가가 "증여세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
2020년 1월 99세의 나이로 별세한 신 명예회장의 소송수계인은 자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신동주 SDJ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유미 전 롯데호텔 고문 등이다.
앞서 신 명예회장은 롯데그룹 지주회사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2%를 차명으로 보유하다가 2003년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가 대주주로 있는 경유물산에 이를 매각했다.
검찰은 2016년 롯데시네마 직영 영화관 매점을 회사에 불리한 조건으로 가족 회사 측에 임대해 손해를 끼치고,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롯데 총수 일가의 경영비리를 수사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증여세 탈루 정황을 포착했고, 국세청은 신 명예회장 측에 2126억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이에 신 명예회장은 증여세 처분에 불복해 2018년 5월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부과된 세금은 장남인 신 회장이 우선 대납했다.
신 명예회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2003년 주식거래는 차명주식을 서씨와 (그 딸인) 신 전 고문에게 증여하기 위해 경유물산 명의로 이전한 것일 뿐, 명의신탁 목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명의신탁이란 소유관계를 공시하기로 돼 있는 재산의 소유자 명의를 실소유자가 아닌 다른 사람 이름으로 해놓는 것을 말한다.
1심은 2020년 12월 신 명예회장 측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주식거래의 구조나 거래방식 등에 비춰볼 때 2003년 주식거래는 신 명예회장이 서씨와 신 전 고문에게 증여한 것"이라며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이를 명의신탁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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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서씨 측이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는 회사를 설립하면서까지 제3자 명의로 돼 있던 주식을 그 회사 명의로 이전했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세무당국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종로세무서는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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