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 오세훈 서울시장의 '폭락은 있어선 안 되지만 주택가격은 더 하향돼야 한다'라는 발언이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다뤄진 바 있다.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그중에는 가격 하향은 윤석열 정부에서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앞서 5월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주택정책의 목적은 '단기 하향 안정'이라고 답했다. 두 명의 여당 측 유력 정치인이 주택가격 하향 안정이 목표라고 연속해서 발언하는 현재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잠시 시계추를 과거로 돌려보자.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은 대출한도를 종전 LTV 70%에서 60%로 낮추는 수요억제 규제가 그 시작이었다. 첫 번째 종합부동산 대책인 2017년 8·2대책은 이를 더욱 승계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규제 강화, LTV 추가 규제, 또 청약제도를 가점제 중심으로 재편했다. 이후 문 정부에서는 '투기수요 억제, 실수요자 보호, 주택공급'을 주택정책의 3가지 목적이라고 밝혔고 이후 관련 정책이 20여 차례 이상 발표됐다. 이처럼 초창기 설정한 정책의 방향성은 이후 정책으로 그대로 드러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제 새 정부로 돌아와 보자.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은 상생 임대인 정책이다. 이 정책은 상생 임대인이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제도를 끄집어내서 올 하반기 도래할지로 모를 임차료 급등의 방어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어 대구·대전 등을 투기 과열 및 청약조정지역에서 해제했다. 일련의 내용을 보면 새 정부의 정책은 임대차시장 안정과 규제 완화를 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새 정부의 주택정책을 더 들여다보면 앞으로 5년의 힌트가 되지 않을까. 대선공약이나 인수위의 100대 과제 등을 분석해보면 새 정부의 주택정책 방향성은 상당히 명확하다.
첫째는 임대차시장 안정화 정책이다. 임대차 3법 전면 재검토와 문 정부에서 잠정 폐지한 주택임대사업자제도의 부활, 박근혜 정부 때 임대시장 선진화의 최종병기쯤으로 생각했던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자(뉴스테이) 제도를 3기 신도시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두 등장시켰다. 둘째는 시장의 규제 완화다. 큰 틀에서 보면 이 규제 완화는 무지성으로 완화한다는 것이 아니라 취득·보유·거래 과정에서 정부의 무리한 개입을 없애고, 세금·대출 규제를 점차 자율화할 것을 목표로 한다. 셋째는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하고 공급방식도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상의 정책을 본다면 새 정부가 시장주의자라고 하더라도 무조건적인 주택가격 부양은 있을 수 없음을 알 것이다. 특히 시장을 점차 자율화하는 과정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과열이, 일부 지역에서는 하락이 나타나는 것은 필연이다. 관건은 현 정부는 그것이 시장의 기능이기에 이를 용인하겠다는 것이고, 그런 맥락에서 오 시장과 원 장관의 '단기 하향' 발언도 나온 것이라 보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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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시장이 위·아래로 급변하는 것을 넋 놓고 바라볼 정부는 없다. 환율, 주가지수 역시 정부가 직간접적 관여를 한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국면에서 정부는 글로벌 위기로부터 자산시장의 하락을 든든히 지켜주는 그런 존재였다. 그러나 현시점에서는, 시장 정상화의 기능 회귀를 위해서 더이상 뒤를 봐줄 생각이 없다. 시장 자율이라는 좋은 이름의 '각자도생의 시대'가 다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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