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행동 국민공감 어려워"
내부망에 올린 서한문 반발
항의 댓글 작성-삭제 릴레이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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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경찰통제’ 논란을 둘러싼 내홍을 진화하고 나섰지만 역부족인 모양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후속 대책 논의를 위한 검경협의체도 검찰과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경찰 지휘부 고심을 깊게 하고 있다.


윤 후보자는 이날 오전 경찰 내부망에 올린 서한문을 통해 "과도한 의사표현이나 집단해동은 국민 공감을 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집단행동으로 비쳐질 수 있는 일련의 의사표현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크고 현장치안 공백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각도 늘고 있다"며 "자칫 국민 불안감이 컸던 사건들 이후 어렵게 회복한 경찰에 대한 신뢰 또한 흔들릴 수 있다"고 적었다. 최근 경찰 직장협의회 일부 간들이 행안부내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릴레이 삭발식과 단식에 돌입한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이다.

앞서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장인 김순호 경찰청 안보수사국장(치안감)은 지난 7일과 전날, 두 차례 정부세종청사 행안부 청사 앞 단식 현장을 찾았다. 이 곳에서는 민관기 청주 흥덕경찰서 직협 회장이 지난 5일부터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김 단장은 민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직협 차원에서 대표성 있는 인물들을 선정하면 윤 후보자와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보겠다"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자는 또 서한문에서 "경찰의 권한과 역할이 민주적 통제 아래 이뤄져야 한다는 가치뿐만 아니라, 경찰권의 중립성·책임성의 가치도 함께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에도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했다. 이달 8일부터 진행하는 지휘부 현장 방문 간담회 또한 일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도 경찰청 주요 국장급 간부들은 서울경찰청, 인천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 등 8개 시도경찰청을 찾아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에 대한 일선 목소리를 듣는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 민관기 충북 청주흥덕경찰서 직협회장 등 각 4개 경찰서 직협회장들이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행안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며 단식 및 삭발 집회를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 민관기 충북 청주흥덕경찰서 직협회장 등 각 4개 경찰서 직협회장들이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행안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며 단식 및 삭발 집회를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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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직협을 중심으로 한 일선 경찰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날 경찰 내부망에는 윤 후보자의 서한문에 항의 성격으로 댓글을 썼다 지우는 ‘댓글 삭제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윤 후보자가 서한문을 올린 지 1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삭제된 댓글은 200여개에 달했다. 댓글 삭제 릴레이는 지난 4일 윤 후보자가 국가경찰위원회의 임명제청 동의안 심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 "경찰국 신설에 대한 일선 경찰 반발이 국민에게 더 큰 우려를 줄 수 있다"고 발언했을 때도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삭제된 댓글은 무려 1000개가 넘는다.


행안부는 오는 15일까지 경찰국 신설을 포함한 경찰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행안부와 경찰청이 지난 8일 실무협의협의체를 발족했지만 "행안부 주도의 명목상 협의체가 될 것"이라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일선 경찰관의 반발은 더욱 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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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법안 시행을 앞두고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검경협의체도 지휘부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다. 협의체 역시 법무부가 주도하고 검찰 출신 인사가 과반 이상이다. 지난달 30일과 이달 7일, 두 차례 열린 실무회의에서 검찰과 경찰은 책임 수사 시스템에 대한 뚜렷한 입장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검경협의체를 통해 최대한 지난해 검경수사권 조정, 올해 검수완박 이후 확보한 수사권을 유지하면서 수사 인력을 확충하는 데 힘쓸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근 법무부가 검수완박법을 대상으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면서 검경수사권 조정도 위헌이라고 주장한 만큼 협의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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