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지 않은 복권' 기후 변화에 떠오르는 '가성비 끝판왕' 먹거리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지구촌이 기후 변화에 시달리고 있다. 폭염이나 가뭄 등 기후 재난이 증가하는 한편 해수면 상승 속도는 지난 1901~1971년 대비 3배 가까이 빨라졌다. 최근 이탈리아의 빙하 붕괴 참사도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이 커지면서 시민 의식이 높아졌고 각국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이 가운데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메뉴 등이 밥상 트렌드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식물성 대체육은 식물에서 밀 글루텐이나 콩 단백질 등을 추출해 육류처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음식이다. 고기가 없지만 이와 비슷한 맛과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만두부터 치킨까지 맛 볼 수 있는 음식 종류가 다양하고 일반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서 이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세계 대체육 식품 소비는 2025년 2400만t에서 2030년 6500만t, 2035년 9700만t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물성 대체육은 기후 변화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도 떠오른다. 온실가스 흡수원인 산림의 훼손을 막고 가축이 내뿜는 온실가스인 메탄도 줄일 수 있어서다. 최근 영국 가디언은 유력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보고서를 이용해 식물성 대체육의 투자 효과가 다른 친환경 산업을 뛰어 넘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기후 변화 대응에서 투자 대비 효과를 따질 때 식물성 대체육이 압도적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1달러 투자 때 감축된 온실가스는 식물성 대체육이 친환경 시멘트나 건물보다 각각 3배,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 자동차 등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차량에 비해선 11배가량 높았다.
이는 대체육을 위해 식물을 기르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감소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존 방식대로 가축을 길러 고기를 만드는 산업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이 압도적인 반면 대체육을 이용하면 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고기를 생산하는 데 나오는 온실가스가 콩으로 만드는 단백질 덩어리인 두부보다 6∼30배가량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체육은 비주류 음식에서 주류 음식으로 점차 성장하고 있다. BCG에 따르면 식물성 대체육, 공장에서 제조하는 세포기반육 등 대체 단백질에 대한 투자는 2019년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에서 작년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까지 증가했다. 대체육이 전체 단백질 식품 중 차지하는 비중도 커진다. 2020년 전체 단백질 식품 중 대체육 비중은 2%에 불과하지만 2035년에는 11%까지 빠르게 확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BCG의 전문가 말테 클라우센은 "대체 단백질을 널리 받아들이면 기후 변화 대응에 한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기차, 풍력, 태양광 등 배출감축에 유용한 훌륭한 수단이 있지만 투자에서 대체육와 비교할 수 있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또한 "대체 단백질을 아직 손대지 않은 기회라고 부른다"며 기술이 발전해 품질이 향상되고 생산량이 늘며 판매촉진 규제도 완화되면 대체육 시장이 훨씬 빨리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국내 기업도 대체육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전통 식품 기업인 풀무원과 농심 등이 대체육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을 열기도 했다. 대체육 전문 브랜드를 설립하는 등 대규모 산업화 흐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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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서는 상업화된 대체육이 전통 축산물 생산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우리나라의 대체육 자급률이 매우 낮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체육의 원료가 되는 콩이나 식용 곤충, 버섯 균사체 등을 수입에 의존해 들여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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