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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위기 中企 '앰뷸런스맨' 찾으세요

최종수정 2022.06.27 11:51 기사입력 2022.06.27 11:51

중진공 2011년부터 활동…7일 이내 신속한 융자 제도
최근 29개월간 3715억원 지원…올 우크라 피해기업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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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피해가 막심하다는 한 중소기업의 호소였다. 즉각 중진공 서울 북부지부의 ‘앰뷸런스맨’이 출동했다. 대형사고로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앰뷸런스맨’ 김민애 중진공 팀장이 달려간 현장의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동대문 시장에 원단을 납품하는 이 업체의 공장은 옆 공장에서 옮겨 붙은 불로 전소됐다. 인근 4개 공장이 모두 불에 탈 정도로 큰 화재였다. 현장의 불은 껐지만 이 화재로 인해 자칫 기업이 무너질 수 있는 위기는 진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 회사는 피해액만 20억원 이상이라고 했다. 보험이 있지만 보상까지는 1년이 넘게 시간이 걸린다. 피해 복구는 고사하고 회사가 문을 닫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사업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피해 상황과 재기 계획 등을 파악한 김 팀장은 현장에서 바로 정책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2011년 도입된 앰뷸런스맨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7일 이내 신속한 융자를 지원하는 제도다. 중진공이 종합병원이라면 앰뷸런스맨은 긴급구조를 맡은 의사의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스스로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에 앰뷸런스가 필요하듯이 평소의 정책자금 프로세스보다 더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경우 앰뷸런스맨이 출동한다. 현장에 출동해 존폐의 위기에 몰린 기업의 경영 정상화를 돕는 앰뷸런스맨의 활동은 우리 경제와 기업이 맞닥뜨리고 있는 위기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는 생생한 사례이기도 하다.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 피해기업 지원 집중= 앰뷸런스맨은 현장에 가서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신속평가 모형인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기업평가를 수행해 자금지원을 결정한다. 올해 앰뷸런스맨의 활동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위기를 겪는 기업 지원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 팀장도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위기를 겪고 있는 수출기업 지원을 결정한 경험이 있다. 그는 "분해 후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아프리카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중소기업이었다"며 "이 회사는 타깃 시장을 우크라이나로 바꿔 사업 영역을 넓히려다 전쟁의 직격탄을 맞아 매출이 곤두박질했다"고 설명했다. 수치로만 보면 회생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지만 앰뷸런스맨은 이 회사를 살릴 수 있다고 봤다. 김 팀장은 러시아에 건설자재를 수출하는 업체 지원을 위해 현지에 나가 있는 대표와 화상으로 면담을 진행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앰뷸런스맨은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에 속해 뛰는 만큼 어려운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우크라이나 피해 사태 등 중소기업의 경영환경 위기가 계속되면서 이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지원하는 앰뷸런스맨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중진공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위기 발생 시, 중소벤처기업부와 적극 협의해 앰뷸런스맨 지원 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에 신속하게 유동성 공급을 지원하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서 114명의 ‘앰뷸런스맨’ 활동= 중진공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 5월까지 29개월간 3715억원이 앰뷸런스맨을 통해 지원됐다. 코로나19로 기업 피해가 확산되던 2020년에 1431건에 3073억원, 지난해는 219건에 567억원이 앰뷸런스맨의 지원 실적이다. 주로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수출입 등의 거래 관계가 있는 피해기업을 대상으로 앰뷸런스맨이 투입되고 있는 올해는 28개 기업에 75억원의 지원이 이뤄졌다.

앰뷸런스맨은 중진공 전국 33개 지역본부의 3급 이상의 관리자급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빠른 지원을 위해 정책자금에 대한 전결권을 부여하는 만큼 기업현장 심사 경력이 풍부하고 평가역량이 우수한 직원들이 앰뷸런스맨을 맡는다. 지원지역본부별로 3~4명이 기존 업무와 함께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출동할 수 있는 앰뷸런스맨을 겸임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현장에서 뛰고 있는 앰뷸런스맨은 114명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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