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리 대표 배우자도 이해충돌 대상이지만…'6개월 前 거래' 예외 조항 가능성
금감원,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불법 투자 의혹 조사
자본시장법 84조 이해관계자 거래제한 규정
6개월 이전에 체결한 계약에 따른 거래는 예외 조항
연 12% 수익…집합투자기구 유리한 거래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동학개미운동의 선구자인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불법 투자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은 것은 ‘이해충돌’ 문제가 핵심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이 존리 대표의 지인이 운영하고 배우자가 주주로 있는 회사에 자사 펀드를 통해 투자한 점이 이해관계 충돌에 해당는지에 따라 불법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존 리 대표의 배우자는 2016년 설립한 부동산 관련 P2P 업체 P사에 2억원(지분 6.57%)을 투자했는데, 메리츠자산운용이 2018년 ‘메리츠 마켓플레이스 랜딩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펀드를 설정한 뒤 설정액 60억원을 전량 P사의 부동산 P2P 상품에 투자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84조는 펀드 상품을 운용하는 집합투자업자(자산운용사 등)는 펀드를 운용할 때 이해관계인과 거래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 시행령에서 정한 이해관계인은 펀드운용사 임직원과 배우자, 펀드운용사 대주주와 그 배우자, 펀드회사 계열사 및 계열사 임직원, 그 배우자 등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존 리 대표의 배우자는 이해관계자에 해당하는 만큼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이다. 다만 이 법은 이해관계인과 거래를 허용하는 예외 조항(위법 조각 사유)을 뒀는데 ▲이해관계인이 되기 6개월 이전에 체결한 계약에 따른 거래 ▲증권시장 등 불특정다수인이 참여하는 공개시장을 통한 거래 ▲일반적인 거래 조건에 비추어 집합투자기구에 유리한 거래 등이다.
존 리 대표의 배우자가 P사에 투자한 시점은 메리츠자산운용이 투자한 시점보다 6개월 이상(2년) 앞서는 데다, 메리츠자산운용이 운용한 펀드수익률이 연 12% 수준으로 회사에 유리한 거래라는 점에서 위법 조각 사유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들도 ‘해당 P2P 회사와 존 리 대표와의 이해관계’보다는 ‘존 리 대표가 부인 명의를 통해 지인이 소유한 업체에 투자한 것인지 투자했는지, 이후 펀드 자금을 투입해 이득을 본 것인지’ 여부를 더욱 중요하게 판단될 것으로 봤다. 존 리 대표 해명대로 5년간 1000만원, 연간 200만원 수준이라면 조각 사유 인정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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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통상 자산운용업계는 이해충돌을 막기 위해 내부통제규정을 만들어 임직원의 모든 주식매매거래를 사전에 신고하도록 하는 등 사적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통제 규정 위반 가능성은 있다. 이해충돌은 업무를 담당하는 ‘개인의 이익’과 공정한 업무를 통한 ‘조직의 이익’이 충돌하는 것으로, 직무를 수행할 때 자신의 사적인 이해관계가 관련돼 공정한 직무 수행이 저해될 우려가 있는 상황을 말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 펀드에 편입된 종목을 임직원이 투자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고, 컨플라이언스가 까다로워 안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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