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브로드웨이 휩쓴 뮤지컬 식스 그리고 케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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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뉴욕 브로드웨이의 가장 큰 밤이 끝났다. 미국 연극·뮤지컬 분야에서 최고의 영예로 꼽히는 ‘토니 어워즈’ 이야기다.


일요일인 12일(현지시간) 밤, 약 3년 만에 뉴욕 맨해튼 라디오시티 뮤직홀로 돌아온 제75회 토니 어워즈에서 마지막 축하무대는 바로 ‘뮤지컬 SIX(식스)’가 장식했다. 영국 헨리 8세의 전 아내들(Ex-Wives)이었던 6명의 왕비가 각자 마이크를 잡고, ‘누군가의 아내 중 한 명’이 아닌 자신만의 정체성을 되찾는 모습을 팝 콘서트 형식으로 풀어내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뮤지컬 식스에는 장면마다 바뀌는 화려한 무대 장치도, 거대한 오케스트라도 없다. 6명의 왕비는 소규모 밴드와 함께 무대에 서서 관객들에게 각자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이혼당하고, 참수당하고, 죽고, 이혼당하고, 참수당하고, 살아남은 스토리. 한마디로 헨리 8세 때문에 가장 고통받은 왕비가 누구인지, ‘내가 가장 기구한 인생이야’를 주제로 일종의 배틀을 벌이는 것이다. 각 캐릭터와 넘버의 경우 유명 팝가수들에게서 모티브를 따왔기에 이른바 ‘환승 이혼’을 당한 아라곤의 캐서린에게서는 비욘세, 매력을 자랑하는 캐서린 하워드에게서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모습이 엿보인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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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에 온 것 같은 느낌의 뮤지컬 식스가 축하 무대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정일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은 최우수 뮤지컬상을 비롯한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이날 밤 최우수 뮤지컬상의 영예는 ‘스트레인지 루프’에게 돌아갔지만, 대신 최우수 오리지널 스코어(작곡), 최우수 의상상 2관왕을 차지했다.

두 명의 케임브리지대 학생은 졸업을 앞둔 마지막 학기, 기말고사 틈틈이 식스 대본을 쓰고 곡을 만들었다. 이들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의 성공 이후에도 브로드웨이 진출에 자신하지 못했다. 루시 모스는 영국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했었다"며 "영국 역사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있는지, 그들이 헨리 8세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다만 이들은 뮤지컬 식스가 전 세계에서 누구나 즐기는 ‘팝 콘서트’식이라는 점에 기대를 걸었다고 한다. 바로 국경, 인종, 문화의 차이까지 뛰어넘는 음악의 힘이다. 토니 어워즈를 일주일여 앞두고 찾은 뮤지컬 식스의 공연장에는 아직 영국 역사를 배우지 않았을 어린 아이부터 중고등학생,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가득했다. 이른바 ‘퀸덤’이라고 불리는 뮤지컬 식스의 열렬한 팬덤도 존재한다.


지난 3월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린 뮤지컬 'K팝'의 브로드웨이 진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3월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린 뮤지컬 'K팝'의 브로드웨이 진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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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역사를 재구성한 뮤지컬 식스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이처럼 사랑받는 모습을 보며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갖게 된다. 다가오는 하반기 뉴욕 브로드웨이에는 한국가요 K-팝과 그 이면의 엔터테인먼트업계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K-팝’이 최초로 막을 올린다.


한인 2세 극작가 제이슨 김이 극본을 쓰고 한국계 헬렌 박, 맥스 버논이 공동 작곡·작사를 맡았다. 걸그룹 f(x) 출신 뮤지컬 배우 루나의 브로드웨이 데뷔작이기도 하다. 앞서 브로드웨이 진출 시험대로 불리는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2017년 주요 상을 휩쓸며 검증까지 거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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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을 찾은 방탄소년단(BTS), 곳곳에서 열리는 K-팝 파티, 현지 콘서트 매진 행렬 등 최근 몇 년 새 K-팝의 위상과 인기가 한층 높아진 탓에 현지에서도 주목도가 높다. 올가을 K-팝이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가까지 뜨겁게 달구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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