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사 개방·의전 금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파격 행보
취임 후 첫 휴일 등산복 차림 출근
업무보고 내용 파악까지 지속할듯
청장관사, 직원 복지시설 활용 지시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김광호 신임 서울경찰청장은 취임 후 첫 주말인 지난 11일 집무실에 나왔다. 백팩 하나 맨 등산복 차림이었다. 참모들도, 비서진들도 모르게 홀로 나왔다고 한다. 주말이라도 관내 대규모 집회나 시위가 예정돼 있으면 청장이 출근해 직접 챙기기도하지만 이날은 그럴 만한 일정은 없었다. 천금 같은 휴일을 반납한 김 청장은 "처음이니 각 부서 업무보고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며 "언제까지 (주말에 나오게)될 지는 내용 숙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했다.
김 청장이 취임 직후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사안은 핫 이슈가 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주변 경비다. 특히 이 임무를 수행하는 서울경찰청 직할대 101경비단에 대한 고민이 크다. 101경비단은 대통령 집무실이 기존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겨지면서 근무 여건이 크게 열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 공간엔 흔한 에어컨조차 없고, 잠시 누워 쉴 수 있는 침상도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실탄 분실 사건이 겹치면서 대외적으로 '기강 해이'를 지적하는 비난이 거세다. 김 청장은 "101경비단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다"며 "한동안은 바쁠듯 싶다"고 했다. 집회·시위에 대한 관리도 중요히 여기는 부분이다. 당장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이 한창 진행 중이고, 다음 달엔 7만명 규모의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예고돼 있다.
김 청장은 서울청장 관사를 직원들을 위한 복지 시설로 활용할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김 청장 자택에서 서울 내자동에 위치한 서울경찰청까진 차로 30분가량 걸린다. 반면 관사가 위치한 효자동에선 5분이면 충분히 청사에 도달할 수 있다. 김 청장이 그럼에도 이런 편의를 버린 이유는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이란 옛말로 귀결된다. "관사를 이용한 재테크란 말까지 나오지 않느냐. 이런저런 이야기에 휩쓸리는 것보다는 사안을 명확히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괜한 오해 살 일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김 청장은 "예전부터 서울에 집 있는 사람이 왜 관사를 쓰나 싶었다"며 "통신수단이 팩스였던 시절이야 관사에 걸어놓고 사용했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느냐"고도 했다. 1996년 11월 효자동에 관사가 마련된 이후 지금까지 30명의 수장이 거쳐갔지만 이를 활용하지 않은 이는 김 청장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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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청장이 취임 당일 직원들 앞에서 '불필요한 의전은 사양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형식적인 절차보다 내실에 집중하겠다는 평소 그의 지론이 담겼다는 후문이다. 그는 취임식에서도 비슷한 약속을 했다. "치안의 품격은 특히 지휘관의 청렴과 도덕성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명심해 경찰청 대표로서 저 스스로를 먼저 되돌아보고 철저한 자기 관리에 최선을 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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