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안잡히는 인플레, 가혹한 긴축...파월 '홉슨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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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하며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는 길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로선 사실상 대안이 없는 ‘홉슨의 선택’에 점점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40여년 만의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보다 ‘가혹한’ 긴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쏟아진다.


◇"인플레 잡기 위해선 경기침체 빠뜨려야"

경기침체 우려를 한층 가열시킨 것은 14~15일(현지시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발표된 인플레이션 지표다. 미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981년 이후 최대 상승폭(8.6%)을 기록하면서 Fed의 긴축 속도가 한층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 탓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급등하는 인플레이션이 Fed에 더 많은 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경기를 침체에 빠뜨려야 하는, 암울한 계산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월가에서는 당초 시장에서 기대해 온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5월 CPI 발표로 물거품이 되면서 향후 Fed의 대응이 공격적 기조를 띨 수밖에 없을 것이란 목소리가 잇따른다.

헤지펀드 그린라이트 캐피탈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아인혼은 한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Fed의 접근 방식을 "아이스크림 스쿱으로 눈 덮인 진입로를 치우는 것"에 비유하며 현 금리 인상 경로로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는 지난달 말 보고서를 통해 "Fed가 충분히 공격적으로 나오지 않으면 내년에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며 "Fed가 홉슨의 선택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홉슨의 선택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을 가리킨다.


당장 이달 FOMC에서는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 가능성이 크다. 인상폭 기준으로는 기존에 예고된 것과 동일한 수준이다.


다만 관건은 7월 이후 긴축에 대한 힌트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7월 빅스텝을 시사할지, 한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높이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열어둘지 등을 주시하고 있다. 함께 공개되는 점도표상 금리 인상 경로와 장기금리의 변화 여부도 관심사다. 현 점도표 상 2022년 중위값은 1.9%, 장기금리는 2.4%다.


결국 Fed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과감한 긴축을 택할 경우 1980년대 폴 볼커 시대처럼 경기침체, 실업률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쏟아진다. 그간 ‘연착륙’을 강조해온 Fed와 달리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등 월가 투자은행들은 이미 경기침체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미국 시카고대학 부스경영대학원의 IGM 등이 공동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내년 중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고한 경제학자는 응답자의 70%에 육박했다. 이들 중 40%는 Fed가 현재 1%인 기준금리를 2.8%까지 높이더라도 인플레이션 통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거세지는 경기침체 논쟁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부 장관을 역임한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학 교수는 이날 CNN에 출연해 향후 1~2년 내 미국이 경기침체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머스 교수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한층 과감한 통화 긴축을 주문해 온 인물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Fed가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체이스의 브루스 카스맨 역시 "Fed가 인플레이션 안정에 무게를 두면 결국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미 경제에서 경기 하강 조짐이 하나둘 확인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NN은 Fed의 금리 인상, 증시와 채권의 동시 급락,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비롯한 글로벌 리스크 등을 언급하며 미 경제가 둔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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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전 Fed 의장인 벤 버냉키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Fed가 경기침체를 피할 여지가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강한 고용지표 등을 언급하며 공급 측 압력을 개선할 경우 Fed의 말대로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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