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난민법 10주년, 한국의 난민법이 가야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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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국이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이하 난민협약)에 가입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자 난민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 정부는 1992년 난민협약에 가입하며 국제 사회에서 난민 보호에 대한 법적 의무를 가지게 됐고, 2012년 아시아 최초로 독립된 난민협약 이행 법률인 난민법을 제정하며 현재의 난민인정심사제도를 확립했다. 하지만 난민정책은 난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난민을 막는, 난민을 추방하는, 난민을 배제하는 정책으로 작동하고 있다.


작년 말 정부가 발의한 난민법 개정안을 봐도 그렇다. 정부의 개정안은 제안 이유를 "난민심사제도가 체류 연장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 명시했다. 재신청을 하려는 사람들이 신청 시 중대한 사정 변경을 소명하지 못하면 면접 조사를 생략하고 ‘부적격’ 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난민 심사 적체의 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심사의 적체는 심사가 장기화되는 문제로 이어져 난민 신청자들이 신청 이후 3년, 5년이 지나도 결과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통받는 것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심사를 기다리는 난민 신청자이며, 심사를 빠르고 정확하게 하기 위한 대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정부는 심사 적체의 원인을 난민 신청자에게 전가하면서 이러한 부적격 절차의 도입은 심사의 지연을 막기 위한 대책이라 주장한다.

문제는 현재 한국의 난민인정심사제도가 제대로 운용되지 못해 난민들이 난민으로 확인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난민인권센터의 2021년 국내 난민 현황 통계에 의하면 작년 한해 동안 난민으로 인정된 사람은 총 72명으로, 1%의 난민인정률을 기록했다. 그나마 2019년(0.4%)보다 높은 수치이나 법무부의 1차 심사에서 난민으로 인정된 사람은 단 7명에 불과했다.


몇 년 전에는 법무부의 난민면접조작사건이 드러나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한국에 입국해 난민 신청한 신청자가 소송이 진행되는 중에서야 면접 중 구체적으로 진술했던 박해 사실이 조서에 기록되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적혀 있는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 다행히 이 사례는 시민사회단체의 문제 제기와 언론의 보도 등을 통해 드러나 구제받을 수 있었지만 이 같은 피해가 얼마나 있을지, 이후에 개선이 되었는지는 온전히 확인이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난민인정심사제도를 모두 거친 난민이라 하더라도 본국에 돌아가지 못해 재신청을 할 수밖에 없으며, 실제로 본국에서의 사전 변경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재신청 절차를 거쳐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도 다수 존재한다.

6월20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로, 한국 난민인권네트워크를 포함한 시민사회 단체들은 올해도 다양한 행사를 기획해 시민들에게 난민에 대해 알리고 난민과 연대하려 하고 있다. 오는 18일에는 ‘그럼에도 함께’라는 주제로 제7회 난민영화제가 열릴 예정이며, 19일에는 서울청계광장에서 난민들과 함께 권리와 가능성,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한 난민 문화제가 진행된다.


전 세계 난민의 수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를 찍게 되며 국제사회는 난민을 보호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고 있다. 시민사회 단체들의 노력과 함께 한국 정부 역시 난민협약의 당사국이자 난민법 제정 10주년을 맞이한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그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 난민 제도를 악용하는 남용적인 신청자를 신속하게 거르는 데만 몰두하는 것이 아닌, 정확하고 투명하며 신속한 심사제도의 구축을 통해 난민들이 난민으로 인정받고 난민협약에 근거한 처우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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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사단법인 두루 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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