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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 1위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 신공장 건설과 관련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의 압박에 120억달러(약 15조원) 규모의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지만 장중머우 TSMC 창업자의 지적대로 인력 확보와 인건비 부담에 직면한 것이다.


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TSMC는 2020년 미국 신공장 투자를 결정, 지난해 애리조나 신공장 착공에 들어가 2024년 가동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TSMC는 당초 이 공장에 오는 9월 제조장비를 반입할 예정이었지만 이 시점을 2023년 초로 연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TSMC의 공장 건설 일정이 차질을 빚는 건 인력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1차적으로는 건설 근로자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실업률은 현재 3.6%로 1969년 12월 이후 반세기 만의 최저였던 2020년 2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손 부족 상태를 겪고 있는 가운데 여름 평균 기온이 38도에 달하는 애리조나주에서 건설 근로자를 찾는건 더욱 어려워졌다.


더 큰 문제는 당장 반도체 엔지니어와 기술자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 기술 근로자들 사이에서 반도체 제조업은 실리콘밸리의 유력 IT 기업들에 비해 인기있는 직장이 아니며,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제조 부분에 있어서는 아시아에 외주를 맡겨온 기간이 길어 미국 내에서 반도체 엔지니어라는 것 자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애리조나주 내에 미국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TSMC 신공장과 80㎞ 거리에 공장 짓는 상황에서 인력을 놓고 경쟁하고 있으며 현재는 TSMC가 불리하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인텔은 1980년부터 애리조나에 기반을 닦고 있지만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고 지역대학인 애리조나주립대(ASU)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공학도들을 대거 끌어오고 있다.


TSMC도 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ASU 공학부의 한 관계자는 TSMC 채용 담당자를 자주 본다면서 연구·인력 개발과 폭넓은 연수 프로그램 등에 대해 대학과 협력하는 방안을 협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엔지니어 외에도 반도체 공장의 24시간 체제에 맞춰 일할 기술자들을 확보하는 것 또한 중요한 상황이다. TSMC는 현지 전문대가 반도체 업체들과 함께 만든 기술자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해 TSMC의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만에서는 최대 기업이지만 미국에서는 인지도가 낮으며, 실리콘밸리 등에 비해 연봉이 낮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TSMC가 현지에서 장시간 노동, 엄격한 관리와 규율 등으로 인해 문화적인 측면에서 평판이 좋지않다는 점 또한 해결해야할 요소라고 지적했다. 현지의 한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관계자는 "인텔, 마이크론, TSMC 등 공장에 주재해왔지만 TSMC가 가장 엄격했다"면서 "미국 연수생들과 얘기해보면 많은 이들이 문화충격을 받고 연수에서 나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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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은 앞서 장중머우 창업자가 미국 반도체 부문 육성책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낸 것과 맥락이 닿아 있다. 장중머우 창업자는 지난 4월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팟캐스트에 출연해 과거 풍부했던 미 제조업 인재가 1970~1980년대 고임금의 금융·컨설팅업계 등으로 옮겨가면서 미국에는 나쁜 일이 아니지만 반도체 제조업에는 도전이 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미국 반도체 산업이 발전하려면 제조 부문 인력의 심각한 부족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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