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 우주의 어둠을 채운 상상력 ‘2022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SF는 푸른 하늘 너머에 있는 검고 광활한 우주에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우주엔 답이 없고, 그저 텅 빈 어둠만이 있을 뿐이다. 답을 구할 방법은 하나뿐이다. 우주의 빈 부분을 상상력으로 채워 자신만의 우주를 새롭게 만드는 것. 그리고 지금 여기, 빛나는 상상력으로 자신의 우주를 창조하려는 6명의 신예 작가가 있다. 바로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수상자인 “서윤빈”, “김혜윤”, “김쿠만”, “김필산”, “성수나”, “이멍”이다.
“나아가는 것보다 중요한 건 돌아오는 것이다.”
- 서윤빈, 「루나」
그때 위성이 녹색으로 반짝였다. 포스필라이트. 고개를 들어보니 이오가 향하는 방향에 활주로처럼 포스필라이트의 녹색 빛이 이어져 있는 게 보였다.
- 서윤빈, 「루나」
불법 시술을 받았다는 걸 들키면 안 되기에 우리는 로티와 비슷한 사람들이 단속을 피해 모여 사는 골목으로 이사했다. 그 동네는 늘 숨죽인 듯 삭막하고 고요했다.
- 김혜윤, 「블랙박스와의 인터뷰」
우리는 유령들이야. 엘리는 웃으며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낡아가지만 아무도 우릴 못 봐.
- 김혜윤, 「블랙박스와의 인터뷰」
소닉이 담배를 물고 화장실에 들어왔어. 레드애플 담배였지. 독하기 그지없어서 어떤 병에 걸릴 수 있다는 건강 검진 결과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마초들이나 태울 수 있는 그 담배 말이야.
- 김쿠만, 「옛날 옛적 판교에서는」
연우 님은 대변기 앞에 지우 님을 놓아둔 채 혼자 나왔지. 기묘하게도, 연우 님이 문을 여니 바로 옆 칸으로 연우 님과 비슷한 옷을 입은 사람이 들어가더라고. 하필이면 그 칸 바로 앞에 거울이 비스듬히 있어서 연우님은 자신이 다시 화장실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대.
- 김쿠만, 「옛날 옛적 판교에서는」
독자여, 무엇이든 물어보라. 책이 대답할 것이니.
- 김필산, 「책이 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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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 서윤빈·김혜윤·김쿠만·김필산·성수나·이멍 지음 | 허블 | 400쪽 |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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