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늘려주고 임금 삭감하면?…법원 "차별 아니다"
한국전력거래소 직원들 소송
서울남부지법 원고 패소 판결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정년을 연장하면서 적용한 임금피크제는 차별이 아니라는 재판부 판결이 나왔다. 최근 대법원이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대해 합리적 이유없이 나이만으로 직원 임금을 삭감하는 경우는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온지 하루 만이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부장판사 홍기찬)는 한국전력거래소 직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한국전력거래소는 2015년 7월 직원 정년을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별정직은 만 56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는 대신 연장된 정년 구간에 대해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연장된 정년기간엔 임금을 기존의 60%로 줄이는 임금피크제를 2016년부터 적용했다.
소송을 제기한 직원들은 "임금피크제 적용을 동의하지 않았고, 임금피크제 적용 후에도 종전과 똑같은 업무를 했기 때문에 고령자고용법상 '차별금지 원칙'에 어긋난다"면서 "임금피크제가 도입되기 이전에 현재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담은 개별 연봉계약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임금피크제로 삭감된 임금과 이에 따른 지연손해금 5000만~1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회사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거래소 측은 "직원의 정년을 연장하면서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한 조건을 새로 제정한 것이기 때문에 직원이 불이익을 보도록 취업규칙을 변경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도입됐다"고 반박했다. 직원들이 주장한 개별 근로계약에 대해서도 "체결한 적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 불리하게 변경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가 제기한 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임금피크제가 시행돼도 직원들은 기존 정년까진 원래 임금을 그대로 받고, 퇴직금도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의 기본연봉 등으로 중간정산을 받도록 했다"며 "합리적인 이유없이 연령을 이유로 한 고용차별을 금지하고 고령자가 능력에 맞는 직업을 가질 수 있게 촉진하는 고령자고용법의 취지와 맥을 같이 한다"고 판단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직원들이 주장한 개별 연봉계약 체결에 대해서도 "이 회사 직원연봉규정에 '연봉계약은 별도로 체결하지 않으며, 연봉 관련 모든 사항은 본 규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내용과 '연봉제 적용대상 직원의 개인별 연봉계약은 별도로 체결하지 않고 개변 서면통보로 갈음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며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