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당내 분란을 간신히 수습한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계양을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거대공약으로 또 다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들 후보는 최근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통합하고 인천 계양과 경기 김포, 서울 강서 일대 수도권 서부를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는데, 제주도에서 출마한 같은 당 후보가 반발했고 당에선 후보 차원의 공약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또 다시 악재에 빠진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29일 인천 계양구 김포도시철도 기지창 인근에서 '지하철 9호선 계양 연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계양을 전직 국회의원이었던 송 후보와 이 후보 입장에서는 김포공항 이전에 힘을 싣는 게 얼마나 표에 도움이 되는지 잘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했다면 애초 출마 시점부터 공약으로 내놨어야 했다. 선거유세가 막바지로 접어든 시점에서 느닷없이 공항이전을 꺼내든 것은 백년대계 없이 그야말로 표를 의식한 ‘즉석 공약’임을 보여줬을 뿐이다.
공항이전이 선거용 공약이라는 점은 같은 당내 반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은 국토교통부 공항개발종합계획에 포함돼야 가능하고, 인천국제공항은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공역과 슬롯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중앙당 공약이 아니다"고 발뺌했다. 내용의 비중에 비해 내부 의견 조율은 없었다는 얘기다.
이 위원장은 당안팎의 반발에도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은 고속전철로 10여분 거리(33.5km)"라고 여전히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 김포공항 대신 인천공항을 가면 되는 일인데 쟁점화한다는 불만인 셈이다.
제주도는 이번 선거에서 호남과 함께 민주당이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다. 하지만 섣부른 공약 하나로 경쟁상대인 여당 공세의 빌미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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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승이 예상됐던 계양을 선거에서 이 후보는 발목이 잡힌 상태다. 이번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본인 뿐 아니라 제주도를 비롯한 다른 지역까지 타격을 주는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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