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코로나] 정부, 3월에서야 조사…하반기 중간결과
전국 병원 50여곳 후유증 클리닉 개설
"정부가 증상·진단 기준 등 마련해야"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 자료사진.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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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지난 2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60대 A씨는 격리 해제 이후에도 한 달이 넘도록 숨이 가쁘고 호흡을 하는데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증상이 이어지자 A씨는 결국 수도권 한 병원에서 운영하는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을 찾았다. 검사 결과 폐기능 이상 소견이 확인돼 A씨는 추가 검사와 함께 약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 4월 초까지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국면에서만 1700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장기적인 코로나19 후유증을 의미하는 일명 ‘롱코비드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 후유증이 입원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피로감과 잦은 기침 등으로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코로나 후유증 조사는 3월 말에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된 데다 별다른 치료 지침도 없는 상태다.

‘롱코비드’에 괴로운 환자

코로나 후유증 확산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서 지난해 10월 코로나 후유증에 대해 ‘발병 3개월 이내에 시작돼 최소 2개월 이상 증상이 있으면서 다른 진단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로 정의했다. 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4주 이상 유지되는 증상이 코로나 감염 이후 지속 또는 재발하거나 새롭게 발현되는 경우로 정의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별다른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대병원, 연세대의료원 등과 협력해 후유증 조사를 실시해 20~79%의 환자에게서 후유증이 나타났다는 자료를 공개하긴 했으나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전에 실시된 조사여서 표본이 적고 각 기관마다 대상자와 조사 내용이 달라 후유증이 나타난 비율에 큰 차이가 있었다. 방역당국은 3월에서야 1000명을 대상으로 후유증 조사에 나섰고, 중간결과는 올해 하반기에나 발표될 예정이다.

'롱코비드'에 괴로운 사람들…후유증 본격화되는데 병원은 '각개전투' 원본보기 아이콘

그 사이 코로나19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급증했다. 실제 3월부터 후유증 클리닉을 개설한 명지병원에는 현재까지 3000여명의 환자가 찾았다. 이 가운데 환자 1077명을 분석한 결과, 후유증 증상으로는 기침(31%)이 가장 많았다. 이어 전신쇠약(13%), 기관지염(9%), 호흡이상(9%), 식도염(8%), 위염(7%), 가래이상(7%) 등 순으로 나타났다. 기본검사 결과가 좋지 않거나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소견이 관찰돼 전문과에 협진을 의뢰한 건수는 178건이었다. 하은혜 명지병원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 센터장은 "클리닉을 찾은 대다수 환자들이 2~3개 이상의 복합증상을 호소하고 있다"며 "협진 등을 통해 후유증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심할 경우 전문과에서 추적 관찰해 적절한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병원은 ‘각개전투’

정부 차원의 코로나 후유증 대응이나 지원이 사실상 없다시피 하자 각급병원들은 후유증 클리닉을 운영하며 대응에 나섰다.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워낙 많다보니 우선 클리닉에서 기본적인 검사와 문진 등을 한 뒤 전문과와 연계하는 협진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서울에서는 상급종합병원인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이대목동병원을 비롯해 순천향대서울병원, 인제대 서울백병원, 노원을지대병원 등 대학병원까지 후유증 클리닉 운영에 가세했다. 클리닉에서는 혈액검사와 엑스레이(x-ray) 등 검사를 통해 증상별 원인을 확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약물치료·다학제 협진을 통해 치료와 관리에 나선다.


한의계 또한 후유증 클리닉을 개설하고 한의학적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은 전국 21개 자생한방병·의원에 코로나 회복 클리닉을 열고 한약·약침·침·추나요법 등을 통한 진료를 실시 중이다. 자생한방병원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께 클리닉을 열었는데 내원하는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후유증 클리닉을 운영 중인 병원은 전국에서 약 50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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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기준 마련 등이 신속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중 20~30%만 후유증이 발현되더라도 수백만명의 후유증 환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코로나19 후유증 증상이나 진단 기준을 세우고, 특히 호흡기·심장·근골격계 등 다학제 치료가 필요한 만큼 이에 대한 치료 지침도 만들어야 한다"면서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정부가 어느 정도 지원을 해줄 것인지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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