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발생 갯수 감소해도…강도 더 강해지고, 변칙 진로로 움직인다
찬투, 루핏 등 지난해 변칙 경로로 이동
작년 기상청 태풍 예보 정확도 美·日보다 높아
태풍정보서비스 7월부터 개선…GIS 기반으로
강풍·폭풍반경 구분, 등급별 아이콘으로 표시
[제주=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태풍 발생 횟수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해수면 온도 상승 등 기후변화로 인해 강도는 강력해지고 변칙적인 진로로 이동하는 태풍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발생한 태풍은 '변칙적인 진로'로 예보관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14호 태풍 '찬투'가 대표적이다. 특히 찬투는 정상궤도로 진입했지만 상하이 앞바다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며 정체 상태로 제주 남쪽 해상을 지나갔다. 태풍 루핏은 중국 남쪽 해상에서 발달했지만 통상적인 진로가 아닌 대만과 중국 사이를 지나 일본으로 빠져나갔다.
함동주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장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전체 태풍 발생 수는 감소 또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상한 진로의 태풍이 나타날 가능성은 또 있다"며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하는 태풍이 편동풍과 만나 발달할 가능성이 높고 태풍 강도는 더 강해질 수 있으며,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인해 더 강한 태풍이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태풍 갯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더 강력하고, 예측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30년 단위로 살펴보면 태풍 갯수는 1971~2000년 26.7개, 1981~2010년 25.6개, 1991~2020년 25.1개로 감소하는 추세다. 연간 25개 안팎의 태풍이 발생하면 평균 3~4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다.
2020년에는 태풍 3개가 연속으로 한반도에 상륙했고, 2019년에는 역대 최다였던 7개 태풍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10년간 재산피해를 미친 주요 원인 중 태풍이 50.2%를 차지한다.
국가태풍센터, 태풍 발생 땐 2교대 근무
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국가태풍센터는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해 천문학적 재산 피해가 발생하자 태풍 예보·분석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2008년 출범했다. 태풍·열대 저압부부터 북서태평양 전역에서 열대저기압 발생 등을 감시하고 태풍 관련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기상청은 2015년부터 태풍 발생 사후에 자세한 태풍 이동경로·강도·강풍반경을 다시 분석하는 '베스트트랙'을 생산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의 전 단계인 열대저압부부터 태풍, 약화 이후까지 전 주기를 통합적으로 예보한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기상청의 지난해 태풍 진로거리 오차는 185km를 기록, 일본(225km), 미국(240km)보다 20% 가량 적었다.
태풍센터에 근무하는 예보관들은 태풍이 발생하면 24시간 2교대 근무를 하며 예보를 만들어낸다. 김동진 예보관은 "타 기관 예보를 참조하지 않고 위성 등으로 수집한 정보를 활용해 태풍 예보를 한다"며 "태풍 정보 하나를 생산하기 위해 6시간 동안 최신 자료를 분석해서 지역 예보관 등과 회의를 거쳐 예보를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김 예보관은 "지탄도 많이 받지만 태풍이 발생했을 때는 전쟁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생활을 한다. 집에 갈 수 없더라도, 한 명이라도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7월부터 바뀌는 태풍정보…태풍 반경 구분해 표시
기상청은 올 여름부터 태풍이 지나갈 때의 예상 강수량까지 알려주는 '태풍 위험 상세정보 서비스'를 정식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시범서비스 기간에는 72시간 이내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부터 제공했지만 올해부터 육상 특보구역에 태풍특보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부터 태예상 진로와 강수·풍속, 태풍특보 발효·해제 시점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육·해상 풍속정보를 모두 제공하고 최대 파고와 예상 시점도 올해부터 확인 가능하다. 태풍이 지날 때 예상 강수량 등을 태풍 예보 발표 시간도 오전 6시 1회에서 오전 6시·오후 6시 2회로 늘린다.
7월부터 태풍 강도나 이동속도, 반경 변화 추이와 여러개의 태풍이 발생하면 한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바뀐다. 팩스 형태 통보문을 GIS 기반 반응형 정보로 개선하는 것이다. 태풍의 이동 진로와 크기를 나타내는 아이콘도 보다 직관적으로 바뀐다. 태풍 등급별로 아이콘이 달라지는데 태풍 반경이 중형(25~32m/s) 이상인 경우 태풍 모양 가운데에 점을 그리고, 초강력은 까만 점을 채우는 식이다. 태풍위치 70% 확률반경(기본화면)부터 태풍의 반경(풍속 15·25m/s 이상), 예측진로까지 함께 표시한다.
태풍이 어디에 있느냐보다 중요한 것이 '태풍의 영향 반경'이다. 태풍의 영향 반경은 통상 300km 이상으로, 우리나라를 다 덮을 정도로 넓다. 이 때문에 기상청은 2020년부터 태풍 크기 분류 대신 강풍·폭풍 반경이라는 지표를 활용하고 있다. 강풍반경은 태풍 중심으로부터 풍속 15m/s 이상의 바람이 부는 반경, 폭풍반경은 25m/s 이상 바람이 부는 반경을 말한다. 15m/s는 사람이 몸을 가누기 힘든 정도, 25m/s는 사람이 서 있기 불가능한 정도다. 태풍의 강풍반경은 하늘색 테두리로, 폭풍반경은 짙은 파란색으로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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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 센터장은 "태풍의 라인이 어디로 지나가느냐보다 폭풍 반경 어디를 지나느냐가 중요하다. 이 지역에 극심한 재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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