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단체협약 통해 '남녀 동일임금' 실현
앞으로 대표팀 선수들에게 성별과 관계없이 2만4천달러 지급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2019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승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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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메건 라피노는 3년 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남녀 동일임금을 주장했다. 여자 축구계의 손꼽히는 스타플레이어인 라피노는 2019년 프랑스에서 열린 여자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하며 미국을 우승으로 이끈 바 있다.

"우리는 평등을 향한 싸움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남녀 동일임금 투쟁을 6년간 지속해온 라피노의 결실이 이뤄졌다. 앞으로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은 남자축구 대표팀 선수들과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받게 됐다.


미국 축구협회와 남녀 대표팀 선수들이 남녀 동일임금을 골자로 하는 단체협약을 맺었다고 18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지금까지 미국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월드컵을 비롯한 국제 A매치를 치를 때 남자 대표팀에 비해 적은 임금을 받아왔다. 과거 미국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월드컵 예선에 출전할 경우 받는 임금은 6천750달러(약 850만원)로 1만8천125달러(약 2천230만원)를 받는 남자 대표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앞으로는 성별과 관계없이 대표팀에 선발되면 2만4천 달러(약 3천만 원)를 받게 된다.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동일 임금을 요구한 주요 근거는 '성적'이었다. 지금까지 여자 대표팀은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4번씩 우승했다. 현재 여자 대표팀은 2017년 6월 이후 현재까지 피파 랭킹 1위를 기록 중이다. 반면 남자 대표팀은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에서 3위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우승 근처에 가보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 축구협회는 여자 월드컵의 상금 규모가 남자 월드컵의 10분의 1도 안 된다는 이유로 같은 수준의 임금을 주기 어렵다고 반박해왔다. 실제 2018년 러시아에서 열린 남자 월드컵 참가팀들에 주어진 총상금은 4억달러(약 4762억원)였다. 하지만 다음 해 프랑스에서 열린 여자 월드컵 총상금은 3000만달러(약 357억원)였다.


월드컵 성적에 따른 남녀 간의 상금 격차도 크다. 여자 대표팀이 2023년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 시 받는 상금은 800만 달러다. 이는 2022년 남자 월드컵에서 9위에서 16위까지 주어지는 상금(1천300만 달러)보다 적다.


미국 여자 대표팀은 6년에 걸친 끈질긴 투쟁 끝에 남녀 대표팀 동일임금을 실현했다. 메건 라피노, 앨릭스 모건, 호프 솔로 등 여자 축구선수 5명은 지난 2016년 남자 선수들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미국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다. 2019년에는 미국 여자대표팀 선수 28명이 미국 축구협회가 동일임금법을 위반했다며 6600만달러(약 808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방법원은 2020년 손해배상 소송을 기각했다. 이에 항소 의사를 밝힌 미국 대표팀 선수들의 대변인 몰리 레빈슨은 "동일임금을 향한 우리의 힘든 일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스포츠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성별 때문에 낮게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확신시키려는 우리의 약속을 꾸준히 밀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당시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지금 미국 축구계에는 동일 임금이 필요하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여러분들은 다른 방법으로 월드컵 출전의 정당한 대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항소심에서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요구한 손해배상액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천400만 달러(약 304억원)에 합의를 이뤘고, 동일 임금에 대한 단체협약도 약속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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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남녀 축구 대표팀에 동일한 액수의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국가에는 2017년 노르웨이와 뉴질랜드, 2019년 호주, 2020년 브라질이 있다.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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