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지키고 수익 챙기고'...MZ세대 특별한 투자법
건강 챌린지 등...예치금 내고 성공하면 30% 수익
평론가 "불안감 누그러뜨리려는 행동"
[아시아경제 이서희 인턴기자] 3년째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오민규씨(33)는 오래 앉아 있는 근무 환경 탓에 급격하게 떨어진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습관 형성 앱’을 사용하고 있다. 5만원의 예치금을 낸 후 ‘매일 4주 동안 플랭크 하기’ 챌린지에 참가했고, 100% 목표 달성에 성공해 6만5500원을 돌려받았다. 기존 예치금 5만 원에 목표 달성에 실패한 다른 참가자의 예치금까지 ‘성공 보너스’로 받은 것으로 약 30%의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오씨는 “혼자 홈트레이닝을 할 때는 일주일을 넘긴 적이 없었는데, 앱을 사용하고 처음으로 한 달을 채워 봤다”면서 “성실하게 참여하기만 하면 건강도 챙기고 돈도 벌 수 있어서 ‘일석이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유진희씨(26)는 현재 ‘습관 형성 앱’을 통해 참가하고 있는 챌린지만 4개에 달한다. ‘주 3회 이상 밥 대신 샐러드 먹기’, ‘저녁에 팩하기’, ‘반려동물과 산책하기’, ‘외국어 기사 필사하기’를 실행하는 모습을 앱에 인증하고 있다. 지금까지 평균 참여율은 85%다. 유씨는 “일부러 참가할 때 예치금을 많이 넣고 돈이 아까워서라도 몸을 일으키는 편”이라면서 “여름 방학에 다이어트를 할 생각인데, 다이어트도 앱을 이용해 할 것 같다”고 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습관 형성 앱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타인과 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강제성을 얻으려는 젊은 층이 늘면서다. 챌린지는 영양제 챙기기ㆍ과일 먹기ㆍ식물에 물주기 등 사소한 생활 습관부터 독서 1시간 하기ㆍ칼럼 필사하기ㆍ영어 라디오 듣기와 같은 자기 계발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이용자는 원하는 챌린지를 선택하고 3만 원에서 20만 원 사이의 예치금을 결제하면 된다. 정해진 챌린지 기간에 본인의 참여율이 85% 미만이면 참가비 일부 환급, 85% 이상이면 참가비 전액 환급, 100%이면 참가비 전액에 성공 보너스를 돌려주는 방식이다.
19일 기준 가장 많은 사람이 참여한 ‘1만보 걷기’ 챌린지의 경우, 모인 예치금이 2214만5000원에 달했다. 참여자 수도 4400명이 넘었다. MZ세대는 앱 인증에 그치지 않고 챌린지 참여 모습을 개인 SNS에 올리며 타인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기자가 한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미라클모닝’(본격적으로 일과가 시작되기 2~3시간 전에 일어나 자기 계발을 하는 것)을 검색해보니 확인되는 게시물이 110만 개에 달했다. ‘습관챌린지’와 ‘챌린저스’로 검색되는 게시물도 약 4만6000개였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이를 ‘불안감을 이겨내려는 MZ세대만의 문화’라고 진단했다. 정 평론가는 “과거엔 자기 계발의 의미가 진로와 커리어에 국한됐었는데, 지금은 아주 일상적인 것들을 포함한다”라며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서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건 자기 자신이 유일하다. 그렇기에 이런 방식으로라도 불안감을 상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습관 형성 앱의 인기에 대해 "학교 다닐 때 적용 받던 규율이나 제재를 성인들도 동기 부여를 위해 찾을 때가 있다"라며 "남에게 공언하고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목표에 대한 동기를 강화하려는 심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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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브랜드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습관 형성 앱과 제휴를 맺는 기업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습관 형성 앱인 ‘챌린저스’는 2021년 한 해 동안 삼성전자, 네이버, 동서식품 등 국내 유수 기업 88곳과 신규 제휴를 맺으며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뤘다. 기업 제휴 챌린지 누적 참여자 수 역시 11만 명으로 2020년과 비교해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챌린지 한 건 당 평균 참여자 수는 638명을 기록해 약 2.5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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