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수연, 영화인들 배웅 받으며 영면
11일 영결식, 영화계 선후배들 상실 끌어안으며 애도
김동호 "천상의 별 되어 우리 영화 지켜달라"
연상호 "한국영화 같았던 분...연기는 현재 진행형"
'한국영화의 별' 배우 강수연이 11일 영화인들의 배웅을 받으며 영면에 들었다. 고 강수연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을 엄수했다. 고인은 지난 5일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다가 7일 별세했다. 향년 55세.
생전 고인과 영화 현장을 함께 한 동료들은 상실을 끌어안으며 애도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함께 이끌었던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추모사에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당신을 떠나보낸다"며 울먹였다. 그는 "우리가 자주 다니던 옥혜경 만두집에서 만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떠나다니…. 아버지와 딸, 오빠와 동생처럼 지내왔는데 어떻게 나보다 먼저 떠날 수 있느냐"고 비통해했다.
김 이사장은 애써 마음을 추스르고는 지난 발자취를 찬찬히 떠올렸다. 그는 "젊은 나이에 '월드 스타'라는 왕관을 쓰고 힘들게 살아왔다.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며 끝까지 잘 살아왔다"고 고인을 위로했다. 이어 "억세고도 지혜롭고 강한 가장이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내색하지 않고 부모님과 큰 오빠를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동생들도 잘 이끌었다"며 "그런 리더십과 포용력으로 후배들도 잘 이끌었다"고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지상이 아닌 천상의 별이 되어 우리 영화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씨받이(1987)',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 등으로 고인을 세계적 스타로 인도한 임권택 감독도 슬픔을 억누르지 못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친구처럼, 딸처럼, 동생처럼 늘 곁에 있어 든든했는데, 뭐가 그리 바빠서 서둘러 가느냐"며 울먹이고는 "편히 쉬어라"라고 말했다.
박종원 감독의 영화 '송어(1999)'에서 고인과 함께 연기한 배우 설경구는 추모사에서 "원통하고 비통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 상황이 너무 잔인하다"며 슬퍼했다. 그는 고인을 가리키며 "영화 경험이 없던 제게 세세하게 가르침을 주신 선배"라고 했다. "열악한 제작 환경에서 막내까지 챙기시며 무한한 용기와 사랑을 주셨다"며 "선후배를 모두 아우르는 거인 같은 사람이었다. 너무 당당해서 외로우셨을 선배가 너무 보고 싶다"고 밝혔다.
고인의 마지막 작품 '정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11년 전 추억을 회상했다. 그는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작은 작품(돼지의 왕)으로 몇 개의 상을 받았는데 칸국제영화제 관계자가 찾아와 건네는 말을 일일일 통역해주셨다"고 했다. ‘돼지의 왕’은 이듬해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다. 연 감독은 "칸영화제 초대보다 어째서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이자 스타가 영어를 몰라 쩔쩔매는 독립애니메이션 감독을 도와주셨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마치 자신이 한국영화인 것처럼 무거운 멍에를 두려워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분과 작품을 함께 하게 돼 뒤에서 받쳐 주는 사람이 생긴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다시 후반작업실로 들어가 선배의 얼굴을 마주해야 한다"면서 "강수연의 연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제는 제가 뒤에서 받쳐 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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