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는 헤지에 채권 대차잔액 사상 최대 기록…변동성 확대 우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사상 최대치로 늘어난 채권 시장 규모에 금리까지 오르면서 채권 운용 손실 헤지(위험 회피) 거래까지 늘어나 채권 시장의 불안정한 수급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채로 자금조달을 해야 하는 기업들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채권 대차잔액은 125조6189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14일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후 꾸준한 증가세다. 올해 105조1216억원에서 출발해 계속 100조원 이상을 웃돌다 채권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하면서 120조원을 넘어섰고 이제 125조원도 돌파했다.
채권 대차는 주식 공매도와 비슷한 개념이다. 채권 대차잔액이 급증했다는 것은 금리가 연중 최고치로 치솟아 채권 값 급락에 따른 손실을 헤지하기 위한 기관들의 쉼 없는 거래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헤지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국채 선물은 매수하지만 고평가된 현물은 미리 빌려 매도하는 방식으로 채권 값 하락에 대응한다. 이 과정에서 대차거래와 잔액이 증가한다.
국채 대차잔액 거래가 불어난 것은 국채 가격(국채 금리)이 하락(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이며, 앞으로 국채 매도 물량이 쌓였다는 의미다. 사상 최대 수준의 국채 대여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국채 금리를 더 밀어 올릴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어 채권 시장과 금리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증권사 채권 운용 담당자는 "외국인이 채권을 순매수해 조금이라도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증권사들은 즉시 헤지를 위해 보유한 채권 매도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채권 시장의 수급 환경은 불안정성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빌린 국채를 되사서 갚으려는 수요(쇼트커버링)가 몰리게 되면 국채 금리가 다시 급락할 수 있는 등 그만큼 국채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기업들의 자금조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국고채 금리와 더불어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기업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지고 조달 환경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금부서에선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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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서둘러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자산유동화증권(ABS) 잔액이 급증 추세다. 전날 기준 68조2757억원에 이른다. 작년 12월 말 잔액이 65조1754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3조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자체적으로 공모 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은 기업들이 증권사나 모회사의 신용보강 지원을 받아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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