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중수청 등 각종 수사기관 중복수사 우려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 한 시민단체가 세워둔 트럭에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반대하며 법안을 처리한 국회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 한 시민단체가 세워둔 트럭에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반대하며 법안을 처리한 국회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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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법 개정으로 검찰 수사권이 대폭 조정되는 것과 관련해 일선 기업에선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경계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위를 ‘부패·경제범죄’로 한정했으나 대통령령을 통해 추가로 확대될 여지가 있는 데다 경찰이나 앞으로 설치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 각종 수사기관의 중복수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긍정적, 부정적 측면을 떠나 아직 대다수가 반대하는 법이고 얼마나 잘 정착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면서 "기업, 경영인이 가장 불안해 하는 게 불확실성이라는 점에서 보면 분명히 리스크가 있다"고 평가했다.

A기업 관계자는 "기존 검찰의 공정거래분야 수사주체 변화, 경찰로 수사권이 넘어갔을 때 기업입장에서 수사대상이나 범위를 확대할지 등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면서 "아직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도가 새로 도입되거나 바뀌는 과정에서 문구나 표현상의 불확실성으로 혼선을 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다. 책임대상이나 안전의무에 관한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를 두고서는 시행 100일(5월6일)이 가까워진 현재까지도 모호한 부분이 많은 것으로 기업들은 보고 있다.

전일 공포된 검찰청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하고 대통령 재가도 받았지만 수사개시 대상을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둘지를 두고서는 지난한 협의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대통령령에서는 중요범죄를 뇌물이나 알선수재를 비롯해 불법정치자금·횡령·배임·기술유출 및 공정거래법 등을 검찰의 특별수사 영역으로 친다.


개정법은 중요범죄를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는데 새 정부가 들어선 후 다시 손보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령은 국회를 거치지 않고 고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모두 검사시절 특수부에서 기업인을 수사한 경험이 많다.


공정거래법 등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경찰 수사에 대한 의구심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B기업 임원은 "(과거 검찰이 수사했던) 공정위 고발사건을 경찰이 조사하는데 대해 과연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인지 의심이 눈초리가 있다"고 했다. 이태규 선임연구위원 역시 "최근 산업스파이나 지식재산권(IP) 침해문제도 기업을 힘들게 하는 부분인데 수사주체 혼란에 따라 기업 입장에서는 비밀을 탈취한 사람에 대한 처벌에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리스크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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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수사가 안팎의 이목을 끌 가능성이 높은 만큼, 법령이 정비된 후 ‘사정드라이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일단 부패·경제에 대한 직접 수사권을 한시적으로 검찰에 남기기로 했는데, 오히려 검찰이 남겨진 부패·경제 수사권을 강하게 행사하면서 기업이 더 위축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며 "가장 피해를 보는 곳은 기업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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