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빅테크 망 사용료 갈등에 목청 높인 EU…韓 규제 속도 낼까
EC "책임 외면 빅테크
연 37兆 사용료 분담하라"
유럽내 트래픽 실태조사 착수
국내서도 6개 법안에 관심
시장선 "5월 공청회 열어야"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통신망에 대한 공정한 기여는 우리가 집중해 들여다볼 문제다."
매년 37조원으로 추정되는 유럽 내 망 사용료 분담 책임을 외면해온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에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망 사용료를 분담하라고 주문했다. EC가 빅테크에 대한 망 사용료 직접 조치에 나서며 먼저 발을 뗀 국내 망 사용료법 관련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빅테크 망 사용료 분담"
EC 디지털 부문 책임자인 마그레테 베스타게르는 지난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많은 트래픽을 생성하고 이를 통해 사업을 운영하면서도 트래픽 활성화에 기여하지 않은 플레이어들이 있다"며 "매년 인터넷 데이터 트래픽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C는 유럽 내 인터넷 트래픽 현황 실태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EC의 이 같은 발언은 유럽 내 통신사업자들의 망 사용료 분담 요구에 즉각 화답한 행보로 풀이된다.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는 전일 영국 IT 컨설팅 기업 액손에 의뢰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빅테크의 유럽 역내 트래픽 점유율은 최소 55% 이상"이라며 "해당 트래픽을 유지하기 위해 유럽 통신사업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연간 최대 280억유로(약 37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유럽 통신사들이 지난 10년간 망 개선 사업에 쏟아부은 비용만 5000억유로(약 66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과도한 트래픽에 따른 환경 부담도 친환경 정책을 고수하는 유럽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환경이다. 넷플릭스 등 빅테크는 ‘트래픽을 잡아먹는 대형 트럭’으로 빗대지곤 한다.
"지방선거 전 공청회 열자"
빅테크의 망 사용료 외면 문제로 인한 분쟁은 유럽뿐만 아니라 한국도 비슷한 양상이다.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내지 않겠다’며 SK브로드밴드와 소송 중이다. 지난 1심에서 재판부는 SK브로드밴드 손을 들어 넷플릭스 측의 망 사용료 의무를 확인시켜 줬으나 넷플릭스는 이에 항소한 상태다. 넷플릭스는 콘텐츠사업자(CP)의 역할은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있으며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와 상생 차원에서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오픈커넥트얼라이언스(OCA)’를 제공해 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3년 이상 법정 공방이 이어지면서 재판 자체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6개의 법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법안은 막대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글로벌 CP에 국내 망 사용에 대한 정당한 비용을 요구해 공정한 인터넷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과방위는 지난달 20일 법안 2소위를 열고 망 사용료 의무 법안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보다 점진적 논의를 위해 공청회를 거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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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공청회를 5월 내 개최해야 속도감 있게 법안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5월 말 국회 소위 위원들이 모두 바뀌는 데다 6월 지방선거 일정 등을 고려할 때 논의가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법안이 표류하지 않도록 이해관계자들과 학계가 서둘러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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