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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 대출 봉쇄' 해제…중대형·핵심지 갈아타기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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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만 분통 터뜨린 대출규제…효과도 물음표
고소득 일부만 혜택, 거래세 완화 없인 '버티기' 전망도

지난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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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 방침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이 조치가 실행에 옮겨질 경우 그간 억눌려 있던 갈아타기 수요로 활발한 매매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소형 평형에서 중대형 평형으로의 이동, 상급지로의 연쇄이동 현상이 나타나며 강남을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이 단기적으로 들썩일 수 있다. 일부 투기 수요의 유입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실수요자를 위한 규제 완화는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수요자만 분통 터뜨린 대출규제…효과도 물음표= 31일 부동산 업계와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 조치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초래한 시장 왜곡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봤다.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목적의 대출규제가 오히려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꿈을 꺾는 식으로 작용했다는 게 대체적 평가였다. 집값은 오르는데 대출이 막히자 가격 문턱이 낮은 중저가 주택 공황구매(패닉바잉) 현상이 나타난 게 대표적이다. 대출규제는 가격 상한선에 따라 주택가격을 밀어올리는 부작용도 낳았다. 5억~6억원대 주택은 9억원으로, 10억원 안팎이던 아파트 값은 대출 금지선인 15억원까지 치고 올라갔다. 정부가 정한 대출 상한선이 오히려 집값 기준선으로 작용해 집값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14억원짜리 주택은 대출이 허용되는데 15억원짜리부터는 불가능한 구조 자체가 시장 원리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많았다. 15억원 이상 주택은 오히려 담보가치가 높고, 금융권도 이를 안전 자산으로 간주함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내줄 수 없게 된 것이다. 규제 효과도 의문이다. 15억원 이상 서울 아파트 매매 비중은 2020년 상반기 7.7% 수준에서 2021년 하반기 18.4%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강남 중심 단기 급등 전망…내집 입주도 가능해질 듯=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15억~20억원선에 해당하는 주택은 9.6% 수준이다. 이들은 대출규제 완화의 직접적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출규제가 완화되면 일단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 등으로 갈아타기 매수 수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대출규제로 인한 실수요자들의 원성은 특히 높았다. 이달 무순위 청약에 17만여명이 몰렸던 서울 강동구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의 경우 전용 59㎡는 12억~14억원선, 전용 84㎡는 16억원선이다. 가구원 증가 등으로 같은 단지에서 더 넓은 평형으로 이동하려고 하면 최소 2억원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15억원이 넘어 대출이 한 푼도 나오지 않아 이사가 어려웠다.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전세퇴거자금 대출조차 금지됐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한 경우, 자기 집에 입주를 하려고 해도 세입자에게 내줄 거액의 보증금을 마련할 수 없어 입주가 불가능하다는 하소연이 부동산 커뮤니티에 넘쳐났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15억 초과 주택 대출 봉쇄가 사실상 현금 부자들에게만 주택 구입의 기회를 준 측면도 있다"며 "집값 상승의 현실을 반영해 적정선으로 기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또 "대출 심사를 통해 소득과 직업이 안정적일 경우 어느 정도의 대출이 가능하도록 해 이들이 매매시장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해주면 전세시장의 압력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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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자만 혜택 지적…"거래세 완화 없인 버티기" 전망도= 다만 대출규제 완화가 일부 고소득자에게만 혜택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소득만큼 대출 한도가 정해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감안하면, 소득이 적은 경우에는 별다른 실익이 없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사회초년생 등이 대출규제 완화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대출규제 일부 완화만으로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위원은 "대출 금지 상한선 규제 완화로 거래량의 숨통이 트이기는 하겠지만, 시장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대대적인 매수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15억 이상 아파트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실수요자가 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대출 금지 상한선을 적정하게 낮춰줄 필요는 있다고 본다"면서 "대출 기준선을 완화한다고 해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진 않을 걸로 본다"고 했다.


고 대표는 "대출규제 완화와 함께 세제 개혁도 이뤄져야 시장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당장에 입주물량을 만들어낼 수 없는 만큼,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으로 출회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양도소득세 중과 등 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서 매물이 순환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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