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교육전문가 없는 인수위원회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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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원회) 소식이 초미의 관심사다. ‘정부의 조직·기능 및 예산 현황의 파악’과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설정하기 위한 준비’ 등을 담당하는 인수위원회에 누가 참여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주 인수위원 인선에 이어 이번 주에 전문위원, 실무위원 인선이 끝났다.


필자는 지난해 11월 이 코너에서 ‘대선 교육공약에 대한 우려와 기대’를 주제로 교육공약의 최소화를 주문했다. 대선 후보가 정치적 권력을 획득할 목적으로 제시하는 교육공약은 정치적 편향성을 띨 수 있고 급조된 교육공약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교육정책의 안정성을 해침으로써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은 과거와 달리 눈에 띄는 교육공약이 많지 않았지만 교육 무관심의 표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인수위원회 인선을 보면서 교육공약이 빈약했던 것이 교육 무관심 내지는 교육전문가 부재의 결과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계에선 교육전문가 없는 인수위원회를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과학기술 분야 대학교수는 교육계 인사임에 틀림없지만 교육전문가는 아니다. 전직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도 교육전문가로 보기는 어렵다. 교육전문가가 전문위원으로 참여해 보완하면 된다고 했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고 보니 전현직 교육관료 외에 전문위원 교육전문가도 없었다.


인수위원회 구성만으로 보면, 교육정책보다 과학기술정책이 우선적으로 다뤄질 것은 자명해보인다. 교육전문가 없는 인수위원회에서는 그나마 전문위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지만, 전문위원은 최종적인 결정권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전문위원은 어디까지나 전문위원일 뿐이며, 인수위원이 아니다.

벌써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의 통합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과학기술부가 과학기술교육부로 부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교육과학기술부를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로 다시 분리한 이유는 벌써 잊은 모양이다. 교육과학기술부도 교육이 아니라 과학기술의 필요에 의한 것이었고, 미래창조과학부도 과학기술의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 다시 과학기술의 필요에 따라 과학기술교육부가 된다면 교육은 중심에서 다시 변방으로 밀려날 것이다.


교육부가 아니라 교육을 걱정하는 것이다. 교육 관련 공무원은 48만여명(공무원의 약 40%)이며, 사립교직원 30만여명을 합하면 교원·직원 수가 78만여명에 이른다.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학생 수가 916만여명이다.


교육분야 비중을 봐도 26명의 인수위원 중에 교육전문가 한 사람 없는 상황이 납득되지 않는다. 인수위원회에 교육전문가가 없다고 교육이 안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도 전에 기대를 접었다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일찍이 교육공약의 핵심은 정책이 아니라 재정이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대표적인 교육공약인 유보통합은 정부 차원의 논의가 시작된 지 10년이 지난 해묵은 과제다. 대학 지원 확대도 대선공약 단골 메뉴지만, 대학재정은 계속 악화일로에 있다. 두 가지 모두 재원 확보가 가장 큰 걸림돌이지만, 공약의 재원 조달방안은 고작 지출 구조조정이다. 어차피 교육전문가 없는 인수위원회를 바꿀 수 없다면, 섣불리 교육정책을 흔들어 놓기보다 대학 지원과 유보통합 재원 확보 대책이라도 확실하게 마련했으면 좋겠다. 정권마다 반복되어 식상할 대로 식상한 교육과 과학기술을 떼었다 붙였다 하는 무의미한 논의는 그만두고. 모든 것이 가(可)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다. 교육전문가 없는 인수위원회를 바라보는 교육계의 우려가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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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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