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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세포막 50일 넘게 유지 성공…바이오센서·인공장기 길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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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 김태송 박사 연구팀

인공세포막 50일 넘게 유지 성공…바이오센서·인공장기 길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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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바이오센서나 인공장기로 활용할 수 있는 인공세포막 개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기존 5일 정도에 불과한 유지 기간을 50일 넘게 연장하는데 성공해 상용화의 길을 텄다는 평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김태송 뇌과학창의연구단 박사 연구팀이 실리콘 기판 위에서 50일 넘게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세포막 인공구조물 개발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학계에 보고된 기간 중 최장기간이다. 김태송 박사팀은 2018년에도 5일 간 유지되는 인공세포막을 구현한 데 이어, 이듬해인 2019년에는 이 인공세포막 표면에 세로토닌 단백질을 결합시킨 구조체에서 양이온이 내부로 전달되는 모습을 관측하며 바이오센서로서의 응용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인공세포막을 이용한 생명과학 연구와 실질적인 바이오센서 상용화를 위해서는 최소 1개월 이상의 내구성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5일 정도 수준에 머물던 인공세포막의 생존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폴리머 재료의 일종인 블록코폴리머(BCP, block co-polymer)에 주목했다. 블록코폴리머는 2개 이상의 블록으로 구성된 고분자로, 인체 세포막의 친수성과 소수성처럼 서로 다른 특성의 블록을 반복적으로 길게 배열할 수 있다.


연구팀은 먼저 실리콘 기판 위에 지름 8㎛(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홀 수 만 개를 규칙적으로 배열한 뒤, 표면처리를 통해 각각의 홀에 일정량의 블록코폴리머 용액을 넣어 건조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어 이를 삽입한 극미세 유채채널의 상부 판상 전극과 하부 실리콘 기판 사이에 전기력이 작용하는 전계(electric field)를 걸어 비눗방울 모양의 블록코폴리머 이중막 구조물을 만들었다. 이는 용액의 농도와 인가되는 전계 및 주파수에 따라 특정한 모습의 구조물이 유지되는 영역의 존재를 발견한 것으로, 비눗방울 같은 구형부터 튜브 같은 원통형까지 인공세포막의 크기와 모양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 것이다.


연구팀은 최종적으로 이렇게 형성한 3차원 블록코폴리머 이중막 구조물의 외부를 인체의 구성성분과 유사하며 탄력성과 복원력이 뛰어난 다공성 하이드로젤로 채워 단단히 고정함으로써 50일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인공세포막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또 블록코폴리머 이중막 구조물로 수천 개의 튜브형 구조물(실리아)로 이뤄진 소장 내 상피세포를 모사해 인공장기 구조물을 제작하고 당류 분해효소(β-galactosidase)를 결합시켜 인공장기 소재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입증했다.

세포막은 세포 안팎의 보호막이자 지구상에서 가장 정확하고 정밀한 바이오센서이기도 하다. 한 면은 물과 잘 섞이는 친수성, 다른 면은 잘 섞이지 않는 소수성의 이중막 형태를 지닌 세포막은 수도꼭지처럼 이온채널을 여닫으며 외부의 물리화학적 자극을 전기신호로 바꿔 세포에 전달한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세포막의 탁월한 감지 및 정보전환 기능을 모사하는 바이오센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인공 세포막 구조물의 경우 최대 5일 정도에 불과한 유지기간이 걸림돌이 되어 왔다.


김태송 박사는 “지금까지 전 세계 대부분의 인공세포막 연구가 실리콘 기판 위에 2차원 평면형 구조물을 올리는 것이 대부분이었던 가운데 처음으로 3차원 인공세포막 구조물 제작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안정적인 유지기간을 10배 이상으로 늘리는 데도 성공하게 됐다”며 “인공세포막 대량생산의 길을 제시한 이번 연구가 세포의 기능을 닮은 초고감도 바이오센서, 신약 개발을 위한 약물스크리닝, 뇌신경 전달 물질이나 호르몬 등의 역할을 규명하는 생명현상 연구의 플랫폼 기술로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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