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높아…생산 능력 대비 속도 빨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난 17일 열린 '인터배터리 2022' 전시회 현장이 관람객들로 붐비는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난 17일 열린 '인터배터리 2022' 전시회 현장이 관람객들로 붐비는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생산 능력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데 대해 금융권에서 완급 조절을 주문하고 나섰다. 원자재 수급 불안 및 가격 상승으로 투자 부담이 느는 데다 생산 능력 성장 속도가 전기차 판매 증가보다 너무 빨라 자칫 가동률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일 나이스신용평가가 발표한 '배터리 광물 가격 급등 원인과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코발트, 리튬 등 광물의 수급 불안정과 가격 상승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지난해 초 t당 1만7344달러에서 지난해 말 2만925달러로 20.7% 상승했다. 같은 기간 리튬은 kg당 48.5위안에서 264.5위안으로 445.4%, 코발트는 톤당 3만3000달러에서 7만195달러로 112.7% 뛰었다.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고 2020년 위축됐던 광물 수요가 회복하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가격 급등이 문제가 된다. 주요 리튬 생산업체의 생산능력 확대 속도는 수요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례로 리튬 생산 1위 업체 앨버말(Albemarle)은 생산능력을 현재 8.8만t에서 2025년 20만t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광물 가격이 계속 오르면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업체 등에 비용 부담을 전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배터리 업계엔 부담이다. 광물 가격과 배터리가격을 연동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기 때문이다. 전기차 값이 비싸기 때문에 가격에 따른 수요 탄력성이 낮은 만큼 완성차 업체는 광물 가격 인상분을 반영해 전기차 가격을 올리며 수익성을 확보했다. 그러나 갈수록 전기차 수요가 늘면 완성차 업체는 판매 가격을 올리지 않고 원가를 절감하는 방식으로 대응 전략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 합작회사 설립 및 배터리 업체 지분 투자, 신규 배터리 업체들의 성장 등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close 증권정보 373220 KOSPI 현재가 417,000 전일대비 25,000 등락률 -5.66% 거래량 798,242 전일가 442,0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1분기 대기업 영업이익 156조원…삼전·SK하이닉스 ‘반도체 투톱’이 60% '팔천피'의 저주인가…뚫자마자 추락하더니 7400선 마감, 코스닥도 5% 빠져 코스피, 외국인 '팔자'에 장중 7600선까지 하락 삼성SDI 삼성SDI close 증권정보 006400 KOSPI 현재가 614,000 전일대비 22,000 등락률 -3.46% 거래량 1,100,294 전일가 636,0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1분기 대기업 영업이익 156조원…삼전·SK하이닉스 ‘반도체 투톱’이 60% 최대 4배 투자금을 연 5%대 금리로? 신용미수대환도 OK 조정 나올 때가 저가매수 타이밍? 4배 투자금으로 기회 살려볼까 SK온 등 주요 배터리 3사로서는 부담스러운 요소가 많다.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중국 CATL이 광물 수급 투자액을 늘리는 점도 주시해야 한다. CATL은 니켈, 코발트, 리튬 광산에 최근 3년간 8건의 투자를 검토·수행했다. 지난해 4월엔 광물을 포함한 가치사슬 전반에 1년간 3조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CATL이 광물 비용 경쟁력을 높이면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광물 투자 증대를 고려해야 한다. 생산 능력 확대에도 수조원씩 투입하는 상황이라 그만큼 부담이 커진다.

이런 모든 상황을 종합할 때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 능력 확대 계획 속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우선 투자자본수익률(ROI)이 떨어지고 투자 회수 기간은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익성이 투자 확대 수준을 못 따라오고 있다고 봤다. LG엔솔은 지난해 흑자 전환했지만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close 증권정보 096770 KOSPI 현재가 123,500 전일대비 3,200 등락률 -2.53% 거래량 1,140,726 전일가 126,7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주식자금이 더 필요하다면? 연 5%대 금리로 최대 4배까지 'SK이노베이션 E&S, 해킹 은폐' 의혹 제기에 "ESG보고서에 공표" 해명 [클릭 e종목]"SK이노베이션, 호르무즈 봉쇄로 기업가치↑" 의 합의금이 일회성 수익으로 반영된 결과고, SK온은 20% 이상의 영업손실률을 기록했다. 반면 LG엔솔과 SK온이 공개한 배터리 생산 투자 비용은 각각 6조3000억원, 4조원 수준인 데다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현재 규모의 2~5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AD

전기차 판매 증가 속도가 배터리 생산 능력 확대 속도보다 느려서 업체들이 가동률을 낮추는 상황이 올 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있다. LG엔솔과 SK온, 삼성SDI의 2025년 생산능력 확대 계획은 총 700GWh(기가와트시)고 CATL을 포함하면 1300GWh다. 이는 전기차 20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주요 기관들이 예측한 2025년 전기차(BEV, PHEV) 판매량도 2000만대 수준이다. 4개 기업의 생산 능력만으로도 이미 전 세계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배터리 용량을 채우게 되는 것이다. 파나소닉, BYD, CALB 등 다른 업체들 생산능력과 향후 완성차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를 감안하면 가동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할수록 가동률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보고서는 "배터리 광물 수급불안 및 가격상승에 따른 투자부담 증가, 생산라인의 적정 가동률 확보 문제를 고려하면 배터리업체의 수주전략과 향후 투자계획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설비 확충 속도를 조절할지, 계획된 투자를 그대로 진행할지 여부에 관한 기업의 대응방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