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公, 연내 비정규직 1400여명 정규직화 추진
최근 정규직화 위한 자회사 설립·운영 작업 착수
부채비율 360%대에 사내 갈등도 봉합 못해
“정권 이양기 무리한 정규직화 강행” 지적

대구에 위치한 한국가스공사 본사. [사진 = 아시아경제DB]

대구에 위치한 한국가스공사 본사. [사진 =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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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연내 ‘비정규직 제로’를 실현하겠다고 한다. 자회사 2개를 설립해 청소, 경비 등 비정규직 노동자 1400여명을 흡수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가스공사는 최근 자회사 설립·운영 체계를 마련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5개월 내로 실무 작업을 마무리해 비정규직과 최종 합의안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가스공사가 이 구상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면 비정규직 제로에 성공한 첫 공기업이 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정규직화 논의의 중심이 됐던 공기업들은 ‘합의’만 했을 뿐 실제 정규직화는 아직 답보 상태다.

문제는 360%를 웃도는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이다. 160%대인 전체 공공기관 부채비율의 2배가 넘는다. 민간기업이었다면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이 "이자 갚기에도 벅찰 것"이라고 평가한 이유다. 직원수 약 4300명의 가스공사가 비정규직 1400여명을 흡수하면 인건비 부담에 부채비율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2019년 10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한국가스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2019년 10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한국가스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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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갈등도 아직 봉합하지 못했다. 가스공사 제2노동조합인 더 코가스는 정규직화 방안에 공정성이 배제됐다는 입장이다. 가스공사가 지난해 11월 비정규직 전원을 시험 없이 정규직화하기로 잠정 합의했기 때문이다. 더 코가스는 잠정 합의 직후 비정규직이 공개경쟁 채용시험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일각에서 "정권 말 치적 쌓기"란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을 약 2개월 앞뒀고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 임기는 오는 7월까지다. 정권 이양기에 재무구조 등을 무시하고 정규직화를 강행하는 건 무리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현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강조한 핵심 정책이다. 그런데도 지난 5년간 비정규직 제로에 성공한 공공기관이 ‘제로’에 그친 건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임기 막판 정규직화 드라이브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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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는 국민이 바라는 정치의 기본이다. 안 그래도 정권 말 ‘낙하산·알박기 인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논란의 소지를 줄이려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논의할 필요가 있다. 유종의 미를 거두려면 지금이라도 ‘문재인식 협치’를 보여야 할 때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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