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중대재해법 적용 지나치게 엄격"…새 정부에 개정 건의
16일 중대재해예방 산업안전포럼
"중대재해 모든 책임 사업주에게
경영·안전의지 위축…재해예방 부정적"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한 달 반가량 지난 가운데 경영계가 당국의 법 적용을 완화해 줄 것을 새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적용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의무 규정이 모호한 탓에 기업인들의 경영 의지가 위축되고 안전의무를 지킬 의지도 꺾어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경영계의 판단이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16일 경총 주관으로 열린 ‘제3차 중대재해예방 산업안전포럼’에서 "최근 사고 원인관계를 파악하지 않고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책임을 사업주에게 돌리고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영자는 걱정과 근심이 큰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같은 우려가 산업계 전반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경총은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다양한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법률 검토를 거쳐 보완입법 건의서를 이른 시일 내 제출할 계획이다.
지난 1월27일 법 시행 후 삼표산업의 경기도 채석장 붕괴사고를 시작으로 여천NCC·현대제철·두성산업 등 크고 작은 사업장이나 작업현장에서 노동자가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치는 사고가 났다. 업계는 당국이 사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법령에서의 규정이 명확하지 않고 모호한 측면이 많아 책임 대상이나 소재를 가리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에서도 법 시행 초기에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향후 잣대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당국의 수사방향을 보면 사고 발생 직후 대표이사를 입건하는 등 엄정수사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며 "법률이 명확하지 않아 재해 원인과 책임소재를 가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나칠 정도로 엄격히 적용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책임유무와 관계없이 사고발생 사실만으로 대표가 수사를 받는다면 기업 경영이 위축되고 안전에 대한 의지도 약화돼 결과적으로 사망재해 감소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경총이 지난 2월 전국 1100여곳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기업규제 가운데 부담이 가장 많은 게 중대재해법이었다. 새 정부 출범 후에도 가장 먼저 개정돼야 할 과제로 꼽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중대재해법과 관련해 뚜렷한 공약을 내놓은 건 아니다. 다만 토론 등에서 중대재해법의 분명치 못한 부분을 언급한 전례가 있는 터라 새 행정부가 꾸려진 후 어떤 식으로든 손을 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돈 있어도 아무나 못 누린다"…진짜 '상위 0.1%'...
이날 포럼은 지난 1월 하순 법 시행 후 현장에게 불거진 내용에 대해 중대산업재해 집행기관인 고용노동부와 주요 대기업 안전보건업무를 총괄하는 최고안전책임자(CSO) 간 소통 차원에서 마련됐다. 권기섭 고용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을 비롯해 삼성전자·현대차 등 주요기업 17곳 CSO가 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