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파상공세' 펼치는 인텔…10년 간 유럽에 110조원 투자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이 향후 10년간 유럽에 800억유로(약 110조원)를 투입한다. 독일에 반도체 공장을, 프랑스에 연구·개발 센터를 짓고 아일랜드, 이탈리아 등에도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 인텔의 이같은 움질임은 미국에 이어 유럽 시장을 장악, 아시아 중심의 반도체 시장을 재편하기 위한 의도로 파악된다.
15일(현지시간)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유럽 반도체 투자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약 24조9000억원) 투자를 통해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지 두 달 만에 또 다시 내놓은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갤싱어 CEO는 "인텔의 투자는 스페인에서 폴란드까지 유럽연합(EU) 전체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며 "전세계적으로 더 조화롭고 탄력 있는 공급사슬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170억유로를 투입해 반도체 제조공장을 만든다는 것이다. 2023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7년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설이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내에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다수 있는 만큼 5나노미터(㎚·1나노=10억분의 1m) 수준의 첨단공정이 이뤄지는 차량용 반도체 생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인텔은 지난달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인텔은 프랑스 파리 인근에 연구·개발 센터도 설립해 고성능컴퓨팅(HPC)와 인공지능(AI) 디자인 능력 향상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기존에 아일랜드 내에 있던 반도체 생산시설에 120억유로를 들여 확장하고 이탈리아에는 45억유로 규모의 후공정 시설을, 폴란드에는 실험시설을 50% 확충한다.
인텔의 공격적인 투자로 파운드리 시장은 긴장하고 있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은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지난해 4분기 점유율이 52.1%로 1위이며 삼성전자가 18.3%로 뒤를 잇고 있다. UMC, 글로벌파운드리, SMIC 등이 추격하고 있지만 전 세계에서 5나노 이하 첨단공정이 가능한 곳은 TSMC와 삼성전자 뿐이며 인텔이 이 수준까지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 재개를 선언한 인텔이 단기간 내에 첨단공정 단계까지 올라오긴 쉽지 않다면서도 자본력과 미국·유럽 정부의 지원 등을 토대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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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이번 결정은 EU의 적극적인 반도체 제조시설 유치 노력과 맞물려 이뤄졌다. EU는 코로나19로 시작된 반도체 수급난을 계기로 2030년까지 유럽 내 반도체 생산이 전 세계 생산량의 20%를 달성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현재 EU 회원국의 반도체 생산 점유율은 9%에 불과하다. EU는 인텔의 투자에 보조금을 얼마나 제공하는지 밝히진 않았지만 외신들은 인텔이 여러 국가에 반도체 관련 시설을 세우면서 EU 뿐 아니라 각국에서도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고 있다.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은 다른 반도체 제조업체의 투자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수개월 내 발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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