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노아 AI 플랫폼 '아크' 협업
비알콜성지방간염·특발성폐섬유화증 등
복합신약 후보물질 3종 도출
AI 기술 통한 신약 개발 가속도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SK케미칼이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통해 연구 1년여 만에 신규 치료제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사례다.
SK케미칼은 닥터노아바이오텍의 AI 플랫폼 기술을 이용한 공동연구를 통해 비알코올성지방간염과 특발성폐섬유증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 특허를 출원했다고 27일 밝혔다. 후보물질 탐색과 검증 단계를 거쳐 1년 2개월 만에 도출된 신규 치료제 후보물질은 비알코올성지방간 2종, 특발성폐섬유증 1종 등 총 3종이다.
이번 후보물질 발굴의 배경에는 닥터노아의 AI 플랫폼 기술 '아크(ARK)'가 있다. 아크는 문헌 정보·유전체 정보·구조 정보 등을 통합 분석해 치료제를 개발하는 플랫폼으로, 특히 복합신약 분야에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양사는 2020년 11월 신규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아크를 활용한 후보물질 발굴에 돌입했다.
기존 신약 개발은 주로 여러 기존 약물을 조합한 복합제 개발 방식으로 이뤄졌다. 예를 들어 기존 복합제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합제 형태로 개발해 두 질환을 모두 지닌 환자에게 처방하는 형태라고 볼 수 있다. AI를 활용하면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신약 재창출 기법으로 이미 개발된 약물을 복합해 기존에 허가받지 않았던 새로운 적응증의 신약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아크 플랫폼은 단일 약물에 비해 월등한 시너지 효과를 보이는 새로운 최적의 복합제를 분석하는 '콤비넷' 기술, 두 약물 간의 부작용을 예측하는 '콤비리스크' 기술이 포함돼 최적화된 조합을 신속히 찾을 수 있다.
이수민 SK케미칼 오픈 이노베이션팀장은 “AI 기술을 통해 치료제 개발의 출발점이 되는 핵심 질병 네트워크를 탐색·학습하고 복합신약 분야에 특화된 시스템을 통해 약효 면에서 우수함을 나타내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한 치료제를 빠르게 탐색해낼 수 있었다”며 “전통적 연구 방식과 비교해 후보물질 도출에 드는 기간과 노력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은 새롭게 도출한 후보물질에 대해 특허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실험실 차원의 평가·분석을 조속히 마무리해 임상, 기술이전 등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또 AI 업체와 협업을 통해 추가적인 신규 후보물질 발굴도 계속할 계획이다. 김정훈 SK케미칼 연구개발센터장은 “닥터노아와 단시간에 후보물질을 도출해 신약 개발 분야에서 AI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닥터노아를 비롯해 스탠다임, 심플렉스, 디어젠 등 각 기업의 특화된 플랫폼을 통해 복합신약, 신약 재창출, 혁신 신약 등 신약 파이프라인의 범위를 지속해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케미칼은 2019년부터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빅데이터 연구진 및 AI 전문업체들과 손잡고 신약 개발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스탠다임과의 공동연구를 통한 특허 출원을 진행했고, 심플렉스·디어젠 등 다른 파트너사들과의 연구도 다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부터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가속화를 위해 기존 태스크포스(TF)형태로 운영하던 조직을 오픈 이노베이션팀으로 정규 편성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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