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 아이 옷도 못 보러 가게 생겼다"…방역패스에 뿔난 임신부들
오는 10일부터 대형마트·백화점에 방역패스 적용
임신부 "마트도 못 가냐" 반발
정부 "방역패스 예외 대상 확대 방안 검토"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오는 10일부터 백화점, 대형마트가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의무화 대상에 포함되면서 미접종자 차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임신부 등 백신 접종이 어려운 상황에 있는 이들까지 식당, 마트 등 생활 필수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신부의 경우, 태아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접종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상황이 이렇자 임신부에 대해 방역패스 적용을 예외로 해달라는 국민청원도 나오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적용 예외 대상을 확대하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방역패스에 대한 임신부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자신을 임신부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광주지역 맘카페를 통해 "임신 전에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지금은 임신초기인데, 이미 2차 접종한 지 180일이 지났더라"며 "지난주에는 가족끼리 카페에 갔는데, (미접종자라) 직원이 같이 마실 수 없다고 해서 혼자 먹겠다고 했다. 그랬는데도 안 된다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임신부는 백신을 맞고 싶어도 못 맞는 거다. 감기약도 안 먹는 게 임신부"라며 "임신부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
앞서 정부는 오는 10일부터 대형마트·백화점 등 대형유통점포에 방역패스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형점포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인원수에 관계없이 QR코드, 접종증명 스티커 등을 이용해 백신 접종 여부를 인증해야 한다.
방역패스 인증기간이 끝났거나 미접종자의 경우, 자신이 직접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거나 마트에서 생필품을 구매하는 것이 제한된다. 이 같은 조치는 적용 후 일주일의 계도기간을 거쳐 17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다만 임신부는 자신뿐만 아니라 태아의 백신 부작용을 우려해 접종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임신부를 접종 예외 대상자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1차 접종 후 아낙필락시스나 혈전증, 심근염·심낭염 등을 앓았거나 항암면역저하제를 투여 중인 환자 등은 의사 소견서를 받아 예외 확인서를 발급받으면 방역 패스를 적용받지 않는다. 다른 건강상의 이유는 백신 접종 예외에 해당하는 의학적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방역패스 관련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3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임산부입니다. 방역패스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6일 오전 10시30분 기준 254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자신을 임신 5개월 된 임산부라고 밝힌 청원인은 "기형아검사, 정밀 초음파, 임신 당뇨 검사 등 늘 마음 졸이며 살고 있다"며 "그런데 갑자기 방역패스라는 정부 지침에 마트와 백화점까지 못 가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청원인은 "외식을 못 하는 것은 참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먹을 것을 사는 것도, 입을 것을 사는 것마저 막으면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라는 말인가"라고 했다.
그는 "임산부는 임신부터 출산 후에도 행복함과 동시에 불안감을 늘 안고 지내야 한다"며 "여태 참 좋은 나라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며 내 아이가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살 수 있다는 것에 다행이라고 느끼며 살아왔다. 그러나 처음으로 이런 나라가 원망스럽고 밉다"고 한탄했다.
이 가운데 임신부의 백신 접종률은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9일 기준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임신부는 2087명(1.5%), 2차 접종까지 마친 임신부는 1175명(0.84%)이다. 즉 접종 완료자는 1%도 되지 않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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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방역패스 적용 예외 대상을 확대하는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불가피한 접종 예외 등에 대한 사유 등 부분에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과 함께 개선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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