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희생으로 만든 시간, 허비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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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발견된 것은 지난 1일이다. 이후 오미크론 변이는 빠른 속도로 국내에서 확산했다. 한 달이 흐른 31일 오미크론 누적 확진자는 894명까지 늘었다. 해외 각국의 상황은 매우 나쁘다. 미국은 하루 48만명에 이르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영국·프랑스 등에서도 하루 20만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이들의 90%가량은 오미크론 감염자로 파악된다. 오미크론의 전파력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이달 초만 해도 ‘오미크론이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분분했다. 강력한 전파력에도 불구하고 독성이 기존 델타 변이 바이러스보다 약해 코로나19와 공존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었다. 문제는 ‘시간’이다. 짧은 기간에 지금보다 몇 배의 확진자가 발생하면 독성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해도 기존 의료 체계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앞으로 4주간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미국에서만 4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독감으로 1년간 사망하는 사람 수와 맞먹는 숫자다. 미국에서 항공대란이 발생한 것도 비행기 조종사·관제사 등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영향이 직접적이었다. 의료체계는 물론 경제에까지 쇼크가 발생한다.

우리 정부는 오미크론에 대응해 병상을 추가로 늘리고, 의료인력도 확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 의료진들의 말을 들어보면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기존 병원의 병상을 코로나19 확진자용 병상으로 바꾸면 일반 진료 환자들이 갈 곳이 줄어들게 된다. 응급환자들에겐 사선을 넘나드는 문제다. 의료인력도 하루 아침에 확보하기 힘든 만큼 비상시기에 어떻게 인력을 투입할 지 꼼꼼하게 대책을 마련해둬야 한다. 자가격리 환자가 10만명 이상으로 늘어났을 때 의료물품을 제대로 공급할 수 있는지, 병원으로 이송할 구급차는 충분한지 등 숱하게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지금도 자가격리자들이 보건소에 전화를 걸면 통화조차 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델타 변이가 국내에 유입되기 시작했을 때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 4월18일 델타 변이 확진자가 국내에서 나왔지만 정부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오히려 ‘K방역’ 홍보에 열을 올렸다. 당시 국내에서는 하루 몇 명이 순차 감염되는 수준에 그친 반면 미국·독일 등에서는 델타가 우세종이 될 만큼 빠르게 확산했다. 국내에서 델타가 우세종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2~3개월 정도다. 그때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병상·의료인력 확보에 나섰다면 국내 사망자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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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이 국내에서 우세종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그렇지만 아직 얼마간의 시간이 남아 있다. 이 시간은 우리 국민의 헌신으로 만든 것이다. 백신 접종에 적극 동참했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수많은 자영업자들은 생업을 접으면서까지 방역지침을 따랐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간을 정부가 허비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구급차를 탄 채 대기하다, 집에서 입원 순서를 기다리다 죽음으로 내몰리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조영주 4차산업부장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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