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특검 수용 없으면 법에서 정한 토론만
민주당 등 '대선 토론은 국민의 알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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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싸움으로 번질 뿐’이라며 대선후보 간 토론에 소극적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전략이 지지율 측면에서 득보다 실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가 토론을 거부하는 명분보다 ‘현안에 대한 이해부족’이나 ‘소통노력 부재’로 비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에서다.


30일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가 공직선거법이 정한 3회 토론 외 TV토론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에 두고 논란이 이어졌다. 윤 후보는 전날 경북 안동에서 열린 경북 선대위 출범식에서 "이런 사람하고 국민 여러분 보는 데서 토론을 해야 하나"라며 "참 어이가 없다. 정말 같잖다"는 발언을 내놨다. 이 후보가 공약을 여러번 수정하고 대장동 의혹 진상을 알리지 않고 있어 같이 토론할 수 없다는 논리다. 이전에도 윤 후보는 이 후보가 특검을 수용하면 토론에 응할 수 있다며 조건부 수용론을 제기한 바도 있다. 현재 공직선거법(제82조의2)은 대선의 경우 토론회를 3회 이상으로 규정한다. 윤 후보는 법이 정한 최소한의 요건만 따르겠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에 대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토론은 후보의 권리가 아니라 국민의 알권리"라면서 "(이 후보가) 공약을 바꾸고 말을 바꾸는 허점을 보이면 (윤 후보로서는) 토론을 해서 공격하기 좋은데 이것을 핑계로 토론을 회피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반면 같은 방송에 출연한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총괄본부장은 "법으로 정해 놓은 거야 당연히 하겠다"면서도 "특검부터 성사를 시켜놓고 그 다음 토론을 하자는 것이 윤 후보의 입장"이라고 두둔했다.


윤 후보는 법에서 정한 토론에는 임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두고서 선대위 내부에서는 입장이 꼬이는 모습도 있다. 전날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윤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것과 관련해 "이제는 (윤 후보가) 토론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범죄 의혹을 갖고 있는 후보자와 어떻게 지금 나라의 운명에 대해서 논할 수 있겠냐"고 전날 발언을 뒤집기도 했다.

토론 문제와 관련해서 윤 후보와 입장을 같이하는 쪽은 사실 국민의힘 선대위 내부 외에는 없어 보인다. 민주당을 포함해 국민의당이나 정의당·새로운물결 등 주요 정치세력은 모두 이를 비판하고 있다. 정치인으로 토론을 거부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기초 문제의식이다. 전문가들 역시 윤 후보에게 부정적으로 영향을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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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병 인하대 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안에 대한 이해도 부족이 윤 후보가 토론을 기피하는 이유라고 봤다. 박 교수는 "이 후보를 나쁜 사람으로 몰면서, 당신같은 사람과는 토론 못 하겠다는 것은 궤변"이라며 "범죄자 판단은 법원이 내려야 하는 것이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 상당수의 지지를 얻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 전문가인 서정건 경희대 교수도 "미국의 경우 법으로 TV토론 횟수를 정하지 않고 양 쪽이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면서 "미국이라는 나라는 토론을 정치인의 필수 소양으로 여기는 풍토라, 토론을 피하는 모습을 취할 수 없다"고 비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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