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최후의 만찬도 변형…NFT만이 진정한 원본 구현"
국내 최고가 NFT 판매 후랭키 배
"한 작품 1500개 분할해 88억원에 완판"
후랭키 배가 지난 6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된 'Bitcoin 2021 컨퍼런스'의 부대행사(경매)를 통해 505만달러(약 59억원)에 판매한 'hoo202002260208'.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작품의 진정한 원본성은 대체불가능토큰(NFT)이 구현된 디지털 세계에서만 담보될 수 있다."
최근 NFT 미술 시장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는 미디어아트 작가 후랭키 배(배한성·64)의 말이다. 그에게 있어 아날로그 세상에서의 원본 개념은 허구에 가깝다. 작품이 완성된 시점부터 서서히 물리적 변형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520년 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최후의 만찬’을 그렸다. 이후 작품은 세월이 지나면서 많이 손상됐고 변형됐다. 타인에 의해 덧칠됐다가 복원작업으로 일부를 다시 벗겨내는 과정도 있었다. 현재 우리가 보는 ‘최후의 만찬’을 과연 원본이라 할 수 있을까. 유명 작품의 경우 많은 미술관들이 손상 정도를 역으로 계산해 디지털 원본을 만들어 둔다. 작품이 훼손되면 이를 표본삼아 색을 입히는 등 보정도 한다. 사실 NFT가 나타나기 전에도 원본은 이미 디지털에 있었다."
후랭키 배 작가의 화풍은 추상표현주의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드로잉·수채화·유화·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했다. 이후 디지털 기술을 통한 표현법이 무궁무진한 점에 매력을 느껴 미디어아트 작가가 됐다. 그 덕에 그는 올해 미술 시장 최대 화두인 NFT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후랭키 배 작가는 자신이 국내 작가 중 NFT 작품 최고 판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0월 NFT 마켓사이트 ARTiX에서 ‘hoo150803_summer’(2015) 작품을 1500개로 분할해 조각당 5000달러씩 총 750만달러(약 88억원)에 완판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현재까지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국내 작가 중 NFT 작품 판매 최고가는 마리킴의 ‘미싱&파운드’(2021)로 3월 경매시장에서 288이더리움(약 6억원)에 낙찰됐다. 후랭키 배 작가는 또 6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된 ‘Bitcoin 2021 콘퍼런스’의 부대행사인 ‘NFT BLUE’ 경매를 통해 NFT 작품 한 점을 505만달러(약 59억원)에 판매했다고도 했다. 그의 주장이 맞다면 올해만 NFT를 통해 약 150억원어치의 작품을 팔아치운 셈이 된다.
그는 NFT를 제외하고도 자신이 국내 생존작가 중 최고가 미술품을 판 장본인이라고 했다. 현재 미술 시장에 알려진 국내 생존작가 최고가는 지난 8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낙찰된 현대미술 거장 이우환의 ‘동풍’(1984)이다.
"2019년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이베이에 작품 다섯 점을 개당 1000만달러에 올렸다. 영국의 한 콜렉터가 연락해와 모두를 5000만달러(약 590억원)에 사겠다고 했다. 콜렉터가 사람을 보내와 작품 판매계약까지 체결했다. 이는 국내 생존작가 중 역대 최고가다. 워낙 고가라 일부 남은 대금 지급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19년 9월엔 롯데백화점 측의 제안으로 해당 작품의 복제품을 에비뉴엘 잠실점 내 미술품 매장인 벨라뮈제에 전시도 했다. 그해 11월 벨라뮈제가 주관한 프리미엄 스폿경매에서 작품 한점을 20억원에 팔기도 했다."
후랭키 배 작가는 갤러리를 비롯한 국내 미술 시장의 폐쇄적 문화 탓에 자신의 판매기록이 정상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그가 갤러리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고 이베이나 NFT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후랭키 배 작가는 "화가였던 아버지가 갤러리와 관계맺으며 갖은 고초를 겪으신 걸 어렸을 때부터 목격했다"면서 "작가가 전적으로 갤러리를 통해 작품을 유통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NFT는 예술품의 유통혁신과 산업화를 일으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부친은 수채화 거장 고(故) 배동신 화백(1920~200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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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랭키 배 작가는 앞으로 작품을 통해 다양한 사회적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의 홍보대사를 맡고있다. 지난해 전태일 50주기 행사 때 헌정 그림을 공개하기도 했다. 후랭키 배 작가는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에 제 작품이 두루 쓰였으면 한다"면서 "내년 3월엔 두바이 코카콜라 아레나에서 열리는 패션쇼와 컬래버 한 작품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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