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이 임기를 연장하면서 러시아와의 밀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니카라과 독재 정권에 대한 강력 제재를 시사한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의 새 전선으로 번질 지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니카라과 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니카라과에서 실시된 대통령 선거의 50%가 개표됐다. 개표 현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잠정 개표서 오르테가 대통령이 75% 이상을 득표해 승리가 확실시된다. 이로써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를 부통령 후보로 내세운 오르테가 대통령이 통산 5선, 4연임에 사실상 성공하면서 부부 정·부통령 집권도 5년 더 연장됐다.

1979년 친미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1984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오르테가는 1990년 한 차례 재선에 실패한 뒤 2007년 이후 지금까지 장기집권 중이다. 이번 선거로 2027년까지 임기가 연장되면서 20년 연속 집권의 길이 열렸다.


이번 선거는 60%라는 역사상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AP통신은 투표율이 높다는 오르테가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투표소에 줄이 길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대선 이전부터 오르테가 정권은 유력 대선주자 7명을 포함해 야권 인사 40명을 구금하고 정당 참여를 차단하는 등 선거 결과를 조작해 '가짜 선거' '사기 선거'라는 비판이 일었다.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사진 오른쪽)과 그의 부인이자 부통령인 로사리오 무리요.(사진출처:AFP)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사진 오른쪽)과 그의 부인이자 부통령인 로사리오 무리요.(사진출처:AFP)

AD
원본보기 아이콘


오르테가의 연임 소식에 국제사회는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니카라과 선거는 비민주적"이라며 "오르테가 대통령과 부인 무리요 부통령의 통치 권한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니카라과 정권의 비민주주의 행위를 지지하는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외교, 동맹과의 공동 행동, 제재, 비자 제한을 계속 적절히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의 성명은 전날 나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성명에 뒤이은 것이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오르테가 대통령과 부인 무리요 부통령이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결코 민주적이지도 않은 팬터마임 선거를 지휘했다"고 맹비난했다.


유럽연합(EU)의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이날 27개 회원국 명의의 성명에서 "니카라과 정부는 국민이 대표를 뽑을 권리를 박탈했다"며 "EU는 추가 조치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검토할 것"이라며 제재 강화를 시사했다.


스페인 정부도 "이번 선거가 국민의 진정한 뜻이 반영되지 않는 조롱거리에 지나지 않으며, 억압적이고 권위적인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중미 국가라는 잘못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다시피 한 니카라과가 러시아나 중국과 밀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니카라과 대선이 끝난 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니카라과 대선이) 법에 따라" 치러졌다"며 "서구 국가들이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AD

오르테가 대통령도 미국 제재 움직임에 강력 반발했다. 오르테카 대통령은 "미국이 중미 국가의 선거에 간섭하고 있다고 미국을 비난하며 지난해 미국 대선 투표는 사기였고, 올 1월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를 이끈 폭도들은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하며 맞섰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