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미스터리' 中 타림 분지 미라 집단 정체 밝혔다
서울대 연구팀, 국제 공동 연구 유전적 기원 밝혀
러시아 계통 이주민 아닌 기존 거주 고대 북유라시아인으로 확인돼
타림 분지 미라. Xiaohe 공동묘지 M11번 무덤에서 발굴된 자연적으로 미라화된 여성(출처: Wenying Li, Xinjiang Institute of Cultural Relics and Archaeology). 제공=서울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100여년간 미스터리로 남아 있던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의 타림 분지 미라들의 정체를 밝혀냈다. 이주해 온 러시아 계통 유목민일 것이라는 기존 학설과 달리 원래 거주하던 고대 북유라시아인들이라는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는 정충원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진이 중국 길림대학,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4000년 전 살았던 타림 분지 최초 거주민의 유전적 기원을 밝혀냈다고 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지난달 28일 온라인 발표됐다.
타림 분지에서는 건조한 환경에 의해 약 4000년에서 2000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자연적으로 미라화돼 발견된다. 20세기 초에 처음 알려졌다. 1990년대 이래 본격적으로 발굴된 타림 분지의 초기 유적지는 소가죽으로 덮은 배 형태의 관, 노 형태의 무덤장식, 양모 펠트 의복, 자연건조돼 보존된 유제품 등으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이러한 목축 집단적 유물과 미라의 생김새를 바탕으로 이들이 약 5000년 전 러시아 초원에서 이주한 목축집단의 후손이라는 가설이 유력시됐었다.
연구팀은 타림 분지 미라 집단에 속한 가장 오래된 유적지인 Xiaohe, Gumugou, Beifang 등에서 얻은 13개체의 유전체와 이웃한 준가르 분지에 약 5000년 전 살았던 최초 목축 집단 5개체의 유전체를 분석했다. 이 결과 두 지역의 거주민들은 유전적으로 상반된 기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준가르 분지 사람들은 문화적, 유전적으로 모두 러시아 초원에서 이주한 목축 집단과 가까운 관계였다. 그러나 타림 분지 미라 집단은 러시아 초원 목축 집단, 중앙아시아 오아시스 농경 집단 등 기존 이주 기원설에서 제시한 기원 집단과 유전적 관계가 전혀 없고, 남시베리아부터 타림 분지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 거주했던 수렵채집인 집단에서 유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홍적세 말기에 남시베리아 일대에 널리 퍼져 있었던 '고대 북유라시아인'이라는 계통에 속하며, 타림 분지까지 이르는 내륙 유라시아 넓은 지역의 선주민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타림 분지 미라 집단의 치석에서 추출한 고단백체를 분석해 이들이 소, 양, 염소젖을 섭취하는 목축 집단이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이들은 유전적 고립에도 불구하고 가축과 작물 등 주변 집단의 문화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새로운 생활 방식을 영위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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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오랫동안 학계의 난제로 남아 있었던 타림 분지 미라 집단의 기원을 밝히고 인구 이동과 물질문화 변화의 대표적인 불일치 사례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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