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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옹호 논란'에 코너 몰린 윤석열…문제는 역사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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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두환 정치 잘했다"
논란 커지자 "인재 적재적소에 기용하겠다는 뜻"
전문가 "'집토끼' 잡기 위한 전략으로 보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0일 오후 대구 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0일 오후 대구 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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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듯한 발언을 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논란에 대해 "권한의 위임이라는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건 전문가도 다 하는 이야기"라고 해명했으나, 비판 여론은 여전하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잇따른 설화에도 사과보다는 해명을 내놔 자당인 국민의힘을 비롯한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윤 전 총장의 이번 발언이 호남을 비롯해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문가는 당내 경선을 통과하기 위한 윤 전 총장의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해 "전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은 군사쿠데타로 집권해 헌법을 유린한 독재자다. 5·18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외에 삼청교육대 운영,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도 모두 전두환 정권에서 벌어진 일이다. 또 집권 당시 수천억 원 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1996년 추징금 2200억 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런 전 전 대통령을 윤 전 총장이 옹호하면서 역사관 문제가 불거졌다.


발언을 놓고 파문이 확산됐지만 윤 전 총장은 별도의 사과 표현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그는 다음날인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하고자 했던 말은 대통령이 되면 각 분야 전문가 등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해서 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두환 정권이 독재를 했고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했던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안중근 의사 영정사진 앞에 술잔을 올리며 윤봉길 의사 추모글을 올린 윤석열 후보 캠프 게시물. 논란이 일자 윤 전 총장 측은 이후 게시물 일부를 수정했다. 사진=윤석열 국민캠프 페이스북 캡처.

안중근 의사 영정사진 앞에 술잔을 올리며 윤봉길 의사 추모글을 올린 윤석열 후보 캠프 게시물. 논란이 일자 윤 전 총장 측은 이후 게시물 일부를 수정했다. 사진=윤석열 국민캠프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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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이 역사 관련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페이스북에 안중근 의사 영정 앞에서 분향하는 사진을 올리면서 윤봉길 의사 추모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당시 캠프 측은 "페이스북 편집상 문제로 생긴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계속된 논란에 결국 게시물 일부를 수정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7월 부산 민주공원 방문 때는 윤 전 총장이 이한열 열사 조형물 앞에서 "부마항쟁 때죠?"라고 물어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에 대해 그는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사진을 모르는 사람이 제 나이 또래 중에 누가 있겠냐"며 논란을 일축했다.


문제는 윤 전 총장이 계속된 실언에도 직접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전 전 대통령 발언 역시 논란이 됐으나 별다른 사과를 하지 않았다. 관련해 윤석열 캠프 김경진 대외협력특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전 총장 본인이 사과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저희 참모진이 한 번 말씀드려보겠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윤 후보의 상식 이하의 발언에 충격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왜곡된 역사인식, 끊임없는 실언, 호통으로 일관하는 해명. 이쯤 되면 윤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자당인 국민의힘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빠르게 논란을 정리하려면 본인의 정확한 입장 표명, 특히 이런 발언에 대해 상처받은 분들에 대한 사과 표명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사과에 인색할 필요가 없는 문제로, 진심이 전혀 그런 게 아니었다면 표현상 실수에 대해 겸허히 사과하는 것이 깔끔하게 논란을 종결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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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서는 이번 발언이 자칫 호남과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권주자들이 5·18묘지를 참배하고, 5·18 역사 왜곡과 망언에 사과하는 등 호남 민심에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의 이번 발언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호남 껴안기' 행보에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성명을 내고 "1년 전 김종인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오월영령 앞에 무릎까지 꿇고 사죄했고,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이 5·18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던 진정성을 국민의힘은 이제 버리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윤 전 총장의 전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이 당내 경선을 통과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적 발언으로 볼 수 있다. 말실수라고는 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토론회가 진행되면서 국정 현안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윤 전 총장은 당내 경선을 통과하는 게 우선이다. 당내 경선에서는 당원투표 비율이 50%다. 그렇기에 '집토끼'(당심)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진영 내에서는 '그래도 전두환이 일은 잘했지'라는 의견이 있다. 결국 윤 전 총장의 이런 발언은 보수진영에 먹히는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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