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2021 세법개정안' 내용의 상당 부분이 기업들의 세부담을 늘릴 수 있다며 개선을 건의했다. 한경연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위축된 기업 활력을 제고하고 기업의 세부담을 합리화하기 위해 6개 법령별 총 14개 건의 과제가 포함된 의견서를 기획재정부에 전달했다고 20일 밝혔다.


한경연이 건의한 주요 내용은 ▲코로나19 피해업종 법인세 이월결손금 공제 한도 확대 ▲특정외국법인 유보소득 배당간주제도 적용 국가 기준(법인세부담률 15%) 유지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 합리화 ▲공사부담금 투자세액공제 적용 유지 ▲영상콘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율 상향 등이다.

한경연 "기업 세부담 늘리는 세법개정안 고쳐달라" 기재부에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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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한경연은 항공, 외식·숙박 등 코로나19 피해 업종에 대해서는 법인세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를 한시적으로 확대해 기업들의 세부담을 완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결손금 이월공제는 기업에 손실이 발생한 경우, 해당 결손금을 다음 사업연도로 이월해 일정 한도로 소득 공제 받을 수 있는 제도다. 현행법상 최대 15년간 각 사업연도 소득의 60%(중소기업 100%) 한도 내에서 이월공제를 허용하고 있는데, 대기업도 중소기업과 동일한 100%로 확대 적용해 달라는 의견이다.


다음으로는 특정외국법인 유보소득 배당간주제도 적용 국가 기준을 현행대로 유지해달라는 내용이다. 현행법에서는 국내 기업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해외법인 소득 중 일부에 대해 법인세를 과세하고 있다. 해당 제도는 기업의 법인세 부담률이 15% 이하인 국가에만 적용되는데 개정법에서는 17.5% 이하인 국가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이번 개정으로 법인세 최고세율이 15~18% 수준인 싱가포르(17%), 홍콩(16.5%) 등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추가적인 세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경연은 "해당 제도가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 소득을 유보하는 등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정상적인 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해외에 투자한 우리 기업의 세부담을 늘리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건의사항은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 합리화다. 현행 세법은 기업의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투자·임금 증가 등 상생협력 목적으로 지출한 금액이 기업 소득의 일정 수준에 미달할 경우 미달금액에 법인세를 추가 과세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과세 기준이다. 대기업 집단이 투자·임금 지출을 늘려 사회적 책임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집단에 소속된 중소기업까지 추가적인 세부담을 지우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경연은 대기업 집단이 초과환류를 달성한 경우 소속 중소규모 기업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건의했다.


이번 건의서에는 공사부담금에 대한 투자세액공제를 적용해달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주로 에너지기업들이 지역난방시스템 구축 등 집단에너지 사업 진행 시 해당 지역 이용자들에게 '공사부담금'을 수령하는데, 정부에서는 공사부담금이 지원금 성격이 있다며 통합투자세액공제(설비투자 일정 금액 법인세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한경연은 공사부담금은 정부지원금과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중복지원을 이유로 세액공제를 배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공사부담금으로 투자한 자산 또한 기업 수익의 일부로 집행한 투자이기에 세액 공제 배제를 규정한 정부 개정안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한경연은 영상콘텐츠 제작 비용 법인세 공제 비율을 기존의 3%에서 7%까지 인상해달라는 의견을 제안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영상콘텐츠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10%가 넘는 주요 선진국의 세액공제 기준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야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주요국의 영상콘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 비율은 미국 25~35%, 프랑스 30%, 호주 16~40%, 영국 10% 등이며 우리나라의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기준 3%에 불과하다. 한경연은 대기업 기준 3%에서 7%로, 중견기업은 7%에서 10%, 중소기업은 10%에서 13%로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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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올해 세법개정안이 R&D 및 시설투자 세제지원이 확대됐지만 일부 신산업 분야에 한정됐고 기업에 불합리한 세부담을 야기하는 제도들에 대한 개선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 4차 대유행 장기화 등 불확실성이 심화된 상황인 만큼 불합리한 조세제도 개선과 함께 법인세율 인하, 상속세제 개편 등 보다 근본적인 세제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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